[쿠키뉴스=이연진 기자] '부채 공룡'이라는 수식어가 붙여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부채 규모가 몇년간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사업 규모를 대폭 확장하겠다고 밝히면서 부채가 더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공공기관의 총 부채 규모는 505조3000억원으로, 이중 LH의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6.8%나 된다.
LH의 부채비율은 2011년 468%(1305조7110억원)로 최고점을 찍은 뒤 2014년 408.7%, 2015년 375.9%을 기록했다. 이후 지난해 상반기 기준 135조3980억원으로 366%를 낮아지긴 했지만 LH 자산 규모(172조3323억원)와 비교해도 79%를 부채로 떠앉고 있는 꼴이다.
LH는 대규모 부채 탓에 하루에 지불하는 이자금액만 수십억에 달한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용기 새누리당 의원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최근 5년간 23개 공공기관 부채 및 이자현황을 살펴보면 LH는 하루 약 92억원의 이자가 발생하고 있다. 금융부채만 87조4078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LH가 부채 공룡이라는 오명을 얻게된 것은 토공과 주공이 통합되면서 두 회사 중 한 회사가 주도권을 잡기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한 것이 주요 이유다. 내부의 갈등이 LH를 부채 공룡으로 만든 셈이다.
실제 LH의 자회사가 2006년부터 지금까지 진행 중인 PF 사업은 성남 판교신도시 '알파돔시티', '아산배방펜타포트' 등 8개로 모두 적자을 내고 있으며 이들의 누적적자는 1조2062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올해 택지 개발사업과 주택건설, 주거복지사업 등에 총 17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계획으르 확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사업비보다 1조2000억원 늘어난 것이며 최근 4년간 투자계획 대비 최대 규모다.
올해 부동산 경기 위축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LH의 사업 확장은 다시 부채 급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LH가 최근 몇년간 부채공룡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여진히 부채 비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부동산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사업을 확장한다면 앞으로 부채감축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100조를 훌쩍넘는 LH의 부채는 결국 국민들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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