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수제맥주시장이 고속 성장을 이어가면서 외식기업은 물론 기존 주류업체들도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2012년 7억원 수준에서 2014년 맥주 양조유통에 관한 주세법 개정 이후 200억원 규모로 크게 성장했다. 주세법 개정으로 인해 하우스맥주의 외부유통이 가능해지면서 시장 규모가 팽창한 것이다.
여기에 지난 2월 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주재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수제맥주 등을 일반 소매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투자활성화 대책이 결정됐다. 기존 주류 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우고 소규모 맥주 제조업체의 시장 진입을 원활하기 위함이다.
수제맥주 시장 ‘파이’가 커지면서 기존 주류업체는 물론 외식, 유통업체들도 수제맥주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역시 충북 충주에 완공한 제2공장을 통해 연간 20만㎘의 맥주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롯데주류는 두 배 이상 늘어나는 맥주 생산량을 활용하기 위해 신제품 출시와 직영 펍 운영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PC그룹도 지난해 독일식 맥주를 내세운 그릭슈바인을 서울 역삼동에 오픈한데 이어 6번째 매장까지 열었다. 독일식 돼지족발 슈바인학센과 쾰른 지방 맥주를 내세웠다.
패션기업인 LF는 지난 1월 주류유통 전문회사인 인덜지 지분을 인수했다. 인덜지는 버니니와 페트론, 브루독 등을 독점 수입, 유통하는 회사다. LF는 인덜지 인수에 이어 올 하반기에 강원도 속초에 맥주 증류소 공장을 설립하고 소규모 맥주 공급 사업을 추진한다.
육가공업체인 진주햄은 2015년 수제맥주업체인 카브루를 인수한 뒤 맥주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카브루는 레스토랑과 펍, 골프장 등에 맥주를 공급하는 업체다. 진주햄은 지난해 다이닝펍인 ‘공방’을 열고 3년 내 50여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자사의 육가공 제품을 활용하고, 신제품에 대한 소비자 반응을 살피는 안테나숍으로의 역할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나 유통망 등을 감안했을 때 기존 맥주시장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수제맥주가 가진 장점인 ‘다양성’으로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지는 만큼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