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고 22일 귀가했다. 검찰 조사를 받은 역대 전직 대통령 가운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다.
21일 오전 9시24분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마련된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출석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55분 중앙지검 1001호 조사실에서 나와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검찰 조사는 14시간 정도 진행됐으며 이후 조서 검토에는 7시간이 소요됐다. 박 전 대통령은 단어와 문구, 문맥 등이 불리하게 적힌 경우 최대한 수정을 요청하며 조서를 꼼꼼하게 열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전직 대통령 조사는 전두환씨, 노태우씨,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네 번째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검찰 포토라인에 선 건 노씨다. 240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1995년 11월 소환된 노씨는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짧은 말을 남긴 뒤 대검찰청 청사로 들어갔다. 그는 15분간 면담 후 10시부터 조사를 받아 이튿날 새벽 2시20분 귀가했다. 총 16시간 20분이 소요됐다.
전씨는 1996년 12월2일 연희동 집 앞에서 '검찰 소환 등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성명을 내고 고향인 경남 합천으로 내려갔지만 결국 검찰에 구속, 서울구치소에서 조사를 받았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소환된 고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4월30일 오후 1시20분 대검찰청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당시 우병우 중수부 1과장이 대검찰청 11층 특별조사실에서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조사했다. 고 노 전 대통령의 경우 조사 자체는 당일 오후 11시20분 마무리 됐지만 조서 검토에 약 3시간이 걸려 다음 날 새벽 2시10분에 귀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