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人4色’ 명품 가드 대결, KGC가 웃었다

‘4人4色’ 명품 가드 대결, KGC가 웃었다

기사승인 2017-04-11 06:00:00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치열한 접전 끝, 먼저 웃은 쪽은 KGC였다.

안양 KGC는 10일 안양 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 울산 모비스와의 경기에서 90대82로 승리를 거뒀다. 

승패를 떠나 눈이 즐거운 경기였다. 양 팀 가드진이 저마다 다른 색깔로 코트를 누비며 신스틸러가 됐다. KGC는 키퍼 사익스와 이정현이, 모비스에서는 전준범과 양동근이 쌍끌이로 팀을 이끌며 골 잔치를 열었다. 

사익스는 21분간 코트를 누비면서 15득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6라운드 MVP를 받는 등 정규시즌 막판 기세를 올린 사익스는 이날도 좋은 리듬을 이어갔다. 

현란한 유로 스텝에 이은 과감한 돌파가 돋보였다. 사익스의 빠른 발을 이대성이 따라잡지 못했다. 사익스의 전매특허인 스텝백에 이은 미들 슛도 관중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특히 2쿼터 투입된 뒤 함지훈(198㎝)을 앞에 두고 내리꽂은 덩크는 압권이었다. 덩크를 하는 데 있어서 178㎝라는 작은 신장은 사익스에게 아무런 제약이 되지 못했다. 분위기와 기세를 단번에 가져오는 값진 덩크였다. 

이정현은 화려함은 덜했지만 노련했다. 그는 이날 22득점 3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더블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야투 5개를 던져 5개 모두 성공시킬 정도로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성공시킨 2개의 3점슛도 승부처 때마다 터진 영양가 있는 득점이었다.

파울을 유도하는 플레이로 모비스에게 실점 이상의 데미지를 축적시켜 나가기도 했다. 3점 라인에서 영리하게 슛동작을 가져가며 자유투 3개를 얻어낸 것이 그 예다. 특히 4쿼터 종료 2분여를 남긴 상황에서 얻어낸 바스켓카운트는 점수 차를 벌리는 것과 동시에 모비스의 추격 의지를 반쯤 꺾어 놨다.

덤으로 플레이오프 데뷔전을 치른 ‘루키’ 박재한의 활약도 인상 깊었다. 이날 박재한은 20분간 뛰며 2득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크게 돋보이는 기록은 아니지만 침착하고 과감한 플레이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냈다. 4쿼터 막판 승부처에서 이대성으로부터 U파울을 얻어낸 뒤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킨 장면은 명경기의 방점이었다. 

비록 패했지만 모비스 원투 펀치의 활약도 눈부셨다. 전준범과 양동근이 분전하며 추격 동력이 됐다. 

6강 PO에서 2차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예열을 마친 전준범은 이날도 23득점을 올리며 팀 내에서 가장 화끈한 선수가 됐다. 그야말로 맹폭이었다. 야투율과 3점슛 성공률은 80%(4/5·4/5)에 달했고 자유투도 3개를 던져 전부 성공시켰다. 수비에 굴하지 않고 라인을 돌아 나오면서 쏘는 3점슛도 위협적이었다. 

플레이오프 ‘반지의 제왕’ 양동근도 명불허전이었다. 13득점 1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더블더블을 달성했다. 필요한 때 가로채기도 두 차례 기록하며 4쿼터 추격을 이끈 속공의 시발점이 됐다

이날 모비스의 공격은 양동근의 손끝에서 시작되고 끝났다. 양 팀 통틀어 두 자릿수 어시스트를 올린 선수는 양동근 밖에 없었다. 동료들에게 공을 배급하며 경기를 조율하면서도 공격이 원활하지 않을 땐 해결사 본능을 발휘했다. 13득점 중 12득점을 전부 3점슛으로 만들어냈다. 성공률도 80%(4/5)로 높았다. 

반면 이대성은 승부처에서 박재한에게 치명적인 U파울을 범하며 씁쓸한 신스틸러가 됐다. 6강 동부전에서 좋은 수비를 보여줬던 이대성은 이날 사익스와 이정현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팀에 고민을 안겼다. 

KGC와 모비스는 12일 2차전을 치른다. 데이비드 사이먼의 원맨쇼에도 경기가 접전으로 치달은 만큼 향후 시리즈 역시가드진의 활약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mdc0504@kukinews.com

사진=KBL 제공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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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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