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우리 kt가 달라졌어요”
kt가 MVP에 이어 삼성마저 3대0으로 꺾었다. 정규시즌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팀으로는 믿기지 않는 경기력이었다.
kt 롤스터는 15일 서울 마포구 OGN 서울e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삼성 갤럭시를 3대0으로 완파하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결승전은 kt와 SKT의 ‘통신사더비’ 맞대결이 성사됐다.
삼성은 정규시즌 7연승, 세트로 치면 12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특히 2라운드에서 SKT를 2대0으로 꺾는 등 한창 주가를 올리던 중이었다. 그러나 긴 실전 공백기가 부담으로 작용한 듯 이날 초반부터 내내 끌려 다니다가 경기를 그르쳤다.
반면 kt는 라이벌 SKT를 꺾은 삼성을 완파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이날 kt는 바텀과 탑에서 CS차이를 50개 이상 벌리는 등 초반부터 격차를 벌리는 데 초점을 뒀다.
이러한 kt의 콘셉트는 정규시즌 방식과 유사하다. kt는 이번 정규시즌에서 첫 킬 확률 65.9%, 첫 타워 파괴 확률 75%로 라인전이 가장 강한 팀이었다. 그러나 중후반 다소 의아한 경기운영으로 SKT, 삼성, MVP에 이어 최하위 콩두에게까지 일격을 맞았다.
어느 팀이든 약점은 있다. SK텔레콤 T1은 초반에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도 중후반 교전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기어코 역전승을 일궈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정규시즌 첫 킬 확률 50%, 첫 타워 파괴 확률 52.4%로 라인전 성적이 상당히 저조했지만, 결과적으로 시즌동안 단 2패만을 허용했다. 그만큼 중후반 운영이 탁월했음을 알 수 있다.
kt는 약점이 명확했다. 초반 좋은 흐름에도 중후반 홀로 챔피언이 끊기는 장면이 연속해서 나오며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지훈 kt 감독 역시 이를 인지한 듯 “문제점은 명확했다. 대규모 교전을 기본적으로 5대5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kt는 지난 11일 MVP전에서 단점으로 지적된 중후반 운영에서 해법을 찾은 모습을 보여줬다. 여전히 홀로 챔피언이 끊기는 장면이 나왔지만, 중요한 전투마다 적절한 합류 플레이가 곁들여지며 좋은 결과물을 창출했다.
그리고 15일 삼성전에서 kt는 비로소 완전해졌다. 원래 강했던 초반 라인전뿐 아니라 중후반 대규모 교전에서도 높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포스트시즌 무패신화를 이어갔다.
kt가 포스트시즌 동안 초점을 맞춘 건 유기적인 합류 플레이다. 특정 지역에서 전운이 감돌면 CS나 오브젝트보다 합류에 우선순위를 두며 소탐대실(小貪大失)의 문제를 해소했다.
대규모 리빌딩 후 첫 시즌인 만큼 규합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던 kt다. 그러나 이들은 결승전을 앞두고 ‘슈퍼팀’을 완성했다. 이 감독은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이 악물고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그 결과가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시즌 전 kt는 롤드컵 우승을 목표로 삼겠다고 했다. 결승전에서 이들이 ‘어우스(어차피 우승은 스크)’를 저지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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