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건설업 변해야 산다③] 건설사 생존전략 '사업 다각화'…고부가가치로 '돌파'

[위기의 건설업 변해야 산다③] 건설사 생존전략 '사업 다각화'…고부가가치로 '돌파'

기사승인 2017-05-03 06:00:00

 

[쿠키뉴스=이연진 기자] 장기화된 건설시장 침체로 생사의 기로에 내몰린 건설사들은 생존 전략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각자 차별화된 전략으로 위기상황을 돌파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건설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이 여전히 국내 주택 분양사업에 의존하고 있지만 비중을 줄여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주택에만 사업이 치중될 경우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신 비주택 부문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레저, 도소매업, 대부업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내실 다지기도 주력하고 있다. 대규모 손실을 입은 해외 부실 사업을 마무리 하면서 부채 비율을 낮추고 재무 건전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 올해 건설사들은 10년만에 최처 수주 실적을 기록한 해외 수주 사업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다. 과거 해외 부실 공사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저가 수주를 지양하고, 해외 신도시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건설사 '내실' 다지기…부채 낮추고 재무 건전성 높이고

건설업계가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다.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혹시 모를 장기불황을 견디기 위해 현금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건설사들이 제출한 사업보고서를 보면 주요 건설사들의 부채비율은 낮아지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올 1분기 기준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170.5%,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3.6%포인트 개선된 140.6%를 기록했다.

미청구공사도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3조6000억원에 달하던 미청구공사 금액은 2984억원이 감소한 3조3087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쿠웨이트 알주르 LNG 터미널 공사, 사우디 에탄 회수처리시설 공사 등 해외 대형공사와 가락시영 재건축 현장 등 국내 주택 현장의 매출 증가로 실적이 호전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이 99%로 지난해말(111%) 대비 감소했다. 아울러 부채 역시 같은 기간 23조3530억원에서 21조9480억원으로 줄었다. 부실 프로젝트 종결과 국내외 프로젝트 수주로 인해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건설사들의 높은 부채비율은 유동성에 꾸준히 악영향을 줬다"며 "하지만 지난해 국내 주택시장이 호황을 보이면서 실적이 상당 부분 개선됐고, 부채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금알' 국내 주택분양 사업 의존도 줄이기…사업 '다각화' 행보

최근 몇 년간 호황을 누리던 주택경기가 불황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매출의 대부분이 주택 분양 사업에 묶여있는 건설사들은 영업이익에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건설업계에서는 황금알을 낳았던 국내 주택시장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고, 위기관리에 힘 써야 한다는 인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최근 건설사들은 신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건설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동산 개발업, 주택임대관리업부터 호텔, 리조트, 주류 도소매업, 대부업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적극적인 사업 다각화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아이파크몰, HDC신라면세점, 리조트 사업 등 비건설 부문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올해 태양광발전사업과 환경관리대행업을 사업 목적에 넣었다. 건설산업이 친환경 기술과 접목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성장동력을 원활하게 확보하기 위해서다.

태영건설은 사업 목적에 관광단지 조성업, 유독물·대기·수질환경관리 대행업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신세계건설은 발전업, 주류 도소매업, 기타 산업용 기계 및 장비 임대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지난 2015년 공중목욕탕과 고급 사우나업, 스포츠 서비스업 등을 사업 영역에 포함시킨 데 이어 지난해에는 유원시설업, 주택임대관리업을 추가했다.

◇다시 해외로 진출… '고부가가치'로 수주 절벽 돌파해야

국내 건설사들은 2012~2013년 해외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다. 당시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시장이 침체한 데다 매출 확대 한계에 부딪히자 공격적으로 해외시장에 눈을 돌렸다.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주의 기쁨은 잠시였고 '승자의 저주'에 빠져 수천억대의 해외 손실을 반영하며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올해 부터는 해외 부실 위험 사업장들의 사업이 대부분 마무리하면 잠재 위험이 줄었고, 저가수주 행태도 지양하는 분위기다.

대신 대형건설사들은 최근 다른 방식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해외 신도시 사업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과거와 같은 단순한 도급공사로는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 만큼 최근 해외 신도시를 포함한 투자개발 방식 수주를 택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대우건설과 한화건설이다. 대우건설은 알제리 부그줄 신도시 조성사업을 수주한 후 2012년에 25억2800만달러 규모의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를 수주했다. 한화건설은 2012년 총 101억달러(약 11조5000억원)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조성 사업을 수주했으며 3월 기준 공정률 32%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 시장에 보다 활발하게 진출하기 위해서 기존 플랜트에 집중된 도급방식 대신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공종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중동에 집중된 과거 단순 도급방식만으로 안 된다"며 "전통적 '건설'에서 탈피해 '기술'과 '금융'을 아우르는 다각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lyj@kukinews.com

이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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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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