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전략기획본부장으로 현 대통령 탄생에 중추적 역할을 한 전병헌 정무수석은 과거 탈당을 고심했던 ‘비문계’ 인사다. 전 수석은 2016년 총선 당시 컷오프의 아픔을 겪으며 자유인 선언 직전까지 갔었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만류가 없었다면 문캠 전략기획본부장은 다른 이로 채워지고, 대선 판도 역시 달라졌을 수 있다.
‘정세균계’로 분류되는 전 전무수석은 국내 e스포츠계의 상징적 인물이다. 그는 2013년 1월 서울 동작구갑 지역구 국회의원직에 있을 당시 제5대 한국e스포츠협회장에 취임하며 정계 첫 ‘게임인사’로 화제를 모았다. 숱한 게임캐릭터 코스프레를 스스럼없이 하며 10-20대 사이에서 ‘갓병헌’이란 호칭으로 불린 그는 2010년 오픈마켓 모바일게임의 자율심의를 보장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류 개정안을 발의하며 각별한 게임 사랑을 드러냈다.
민주당 원내대표와 최고위원을 거친 그는 국제e스포츠연맹 회장을 역임하며 e스포츠의 스포츠화에 앞장섰다. e스포츠의 아시안게임 입성을 논의 중인 카운터파트가 바로 이 단체다.
젊은층의 고른 지지를 받으며 승승장구한 전 수석이지만 안 좋은 때도 있었다. 2016년 3월 국회의원 선거 공천 탈락으로 정치생명에 위기가 찾아온 것. 당시 전 수석은 탈당을 염두에 둔 입장발표를 준비했으나 문 대통령과의 면담으로 마음을 바꿨다. 문 대통령은 “당의 분류로서 당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안타깝다. 이탈하게 되면 많은 상처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위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컷오프 닷새 뒤 그는 “석과불식’(碩果不食 가장 큰 과일을 따먹지 않고 다시 종자로 쓰는 것)의 심정으로 정권교체를 위해 다시 시작하겠다”면서 잔류를 선언했다.
이후 방송 논객 등으로 활발히 활동한 전 수석은 2017년 초 문재인 대선캠프에 합류하며 사상 최다표차 대선승리를 이끌었고, 정무수석으로 대통령비서실에 입성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비서실 입성 소식에 각종 규제로 몸서리를 치던 국내 게임업계는 새 바람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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