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게임이 국내 핵심 수출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전체 콘텐츠 수출액 56억6137만 달러(약 6조3690억 원) 중 게임산업은 32억1462만 달러(56.8%)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캐릭터(5억5145만 달러), 지식정보(5억1570만 달러), 음악(3억8102만 달러), 방송(3억2043만 달러)을 다 합친 것보다 높은 수치로, 게임산업의 폭발적 성장세를 가늠해 볼 만한 결과물이다.
특별히 새 정부가 출범하며 규제로 어려움을 겪던 게임업계가 성장동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뉴주’는 2017년 게임산업 규모를 1089억 달러(122조5125억 원)로 예측했고, 2020년까지 매년 6.2%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적으로 게임산업이 호황기에 접어들며 자연히 게임사에 취업하고자 하는 취준생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게임사 취업은 어학점수로 축약되는 스펙보다 게임에 대한 이해와 열정이 중시된다. 아울러 각 게임사별로 가치관과 비전이 다르기 때문에 게임사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은 각 회사별 직무 특성과 갖춰야 할 역량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이번 시간에는 외국계 기업으로 게임 취준생들에게 ‘베스트 워너비’가 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를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홍보팀을 총괄하고 있는 구기향 실장을 만나 온라인게임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운영원칙과 비전, 그리고 취업노하우에 대해 들어봤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2012년 라이엇게임즈에 입사해 현재 홍보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구기향 실장이다.
◎라이엇게임즈 코리아 홍보팀은 어떤 일을 하나=라이엇게임즈는 미국 산타모니카에 본사를 두고, 전 세계 19개 지역에 진출해있는 글로벌 게임 컴퍼니다. 잘 알려진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데, 각 지역의 라이어터(Rioter)들은 ‘지사’라는 표현을 안 쓸 정도로 각 지역이나 플레이어에 맞는 독립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홍보팀은 콘텐츠, e스포츠 등에 관한 채널이 되어 외부에서 관심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한국 홍보팀은 사회 환원활동을 기획, 진행하고 있다.
◎홍보팀 하면 으레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한 덕목으로 여길 거라 생각한다. 내성적인 사람도 잘 해낼 수 있을지=홍보담당자는 신뢰를 바탕으로 사실을 가장 효율적으로 적재적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외향적이고 말을 잘 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략적인 고민을 한다든지 묵직하게 듣는 입장을 취하는 것 또한 중요한 인재상이 될 수 있다.
우리 라이엇게임즈 홍보팀 내 팀원들은 다양한 특성을 갖고 있다. 신문방송학, 언어학, 홍보 등을 반드시 전공할 필요는 없다. 여러 가지 시도들이 이뤄질 수 있는 게 홍보 영역이다.
◎대개 홍보팀이나 홍보대행업체는 야근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이엇도 그런가=회사에서 자리를 오래 지킨다고 해서 좋은 인재라는 시각은 전혀 없는 편이다. 꼼꼼하게 맡은 바 임무를 다 해야 하지만, 웍앤라이프(Work and Life) 밸런스를 잘 지키고, 본인을 위해 시간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홍보팀에서는 다른 팀원이 퇴근하지 않아 자리를 지킨다든지 눈치를 보느라고 업무를 천천히 한다든지 하는 경우가 없다. 업무를 팀에서 나눠서 빠른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하고 본인의 시간을 갖는 걸 적극적으로 독려한다.
◎사내 분위기는 어떤가=라이엇게임즈는 게임회사 내지는 글로벌 컴퍼니들이 갖고 있는 밝고 즐거운 분위기를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
회사 내에 따로 직급체계가 없기 때문에 이름에 ‘님’을 붙이거나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영어이름을 부르곤 한다. 혹은 회사 사람들끼리 게임을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소환사명으로 부르는 경우도 많다.
편안하고 수평적인 조직이라 토론을 하거나 적극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소환사명이라 했는데, 실장께선 어떻게 불리는지=소환사명을 밝힐 수 없다. 제 게임실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비밀에 부치겠다. 영어이름은 ‘카렌’이다.
◎홍보팀 평균티어가 어떻게 되는가=이번 시즌 아직 랭크배치를 받지 않은 사람이 2명 있기 때문에 정확하진 않다. 현재까지 가장 높은 티어는 골드다. 그는 미국에서 플레티넘을 받았지만 한국에서 골드를 전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홍보팀 직원들은 비슷비슷한 실력을 갖고 경쟁하고 있다. 플레이어들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낮은 자리에서 플레이어들과 고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팀원끼리 게임하는 시간이 많다.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 즐거움 혹은 불편함을 직접 느껴봐야 하기 때문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분이 회사에 가득하다. 업무 효율을 떨어뜨릴 정도로 게임하는 건 지양하지만 시간 될 때 LoL뿐 아니라 타사 게임을 플레이해보는 것도 적극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라이엇게임즈는 헬퍼, 유저 간 욕설 등의 문제로 곤욕을 치렀다. ‘일해라 라이엇’이라는 재치 있는 슬로건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억울한 점도 있고 하지 못한 말도 있을 것 같다=‘억울하다’고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부정행위 프로그램으로 인해 불편을 겪는다든지 공격적인 언어로 게임경험이 망쳐지는 상황은 플레이어 입장에서 불쾌할 수밖에 없다. 라이엇게임즈는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그런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는데,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에 플레이어께서 더 적극적인 대처를 바란 것 같다.
현재는 게임 환경이 많이 쾌적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그러나 끝이 없는 싸움이다. 부정 프로그램의 경우 바이러스와 백신의 싸움처럼 계속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욕설에 있어서도 새로운 트랜드가 나와서 계속 피드백하는 부분이 있다. 꾸준한 연구로 대응해나가야 한다.
◎게임사에서 일하는 것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저는 게임사로는 넥슨과 라이엇게임즈 두 곳에서 일 해봤고, SK커뮤니케이션이라는 인터넷 서비스 회사도 다녀봤는데 한 가지로 단언하기 어려운 것 같다. 게임사/비게임사로 나누기 이전에 각 회사마다 갖고 있는 독특한 특성에 주목해야 한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시작한지 20년 정도밖에 안 됐기 때문에 많은 기회가 열려있다. 스스로 개척자가 되어 경험을 통해서 교훈을 얻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는 게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다.
게임사별로 철학이나 문화, 프로덕트의 성격이 다르다. ‘게임사에 가야지’ 하는 막연한 결정보다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기업을 타깃으로 삼아서 도전을 하면 좋을 것 같다. ‘함께 성장할 수 있는가’도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
◎게임업계를 지망하는 취준생 상당수가 라이엇게임즈에 높은 호감을 보이는데=너무 감사한 말씀이다. 죄송스런 것은 현재 라이엇게임즈가 대규모 채용을 공개적으로 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회사가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처녀작을 지금까지 집중해서 키우고 있는 상황이고 전 세계적으로도 집약적인 인원이 일을 하는 단계다.
그럼에도 좋은 사람이 좋은 회사를 만든다는 마인드와 플레이어의 시각에서 고민하고 발전하자는 철학이 있기 때문에 인재에 대해 욕심이 크다.
젊은 층에서 라이엇게임즈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주는 것은 다양한 면면을 긍정적으로 봐주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특히 e스포츠에 대한 도전을 긍정적으로 봐주시는 것 같다.
진입이 쉽다고 얘기하긴 어렵다. 실제로 우리 팀에 조인한 분들을 보면 5-6차례 거듭되는 면접과 중간과제 등을 거쳤다. 1-2차례 면접만을 가지고는 그 사람의 잠재력이나 적성, 융합 등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홍보팀의 경우엔 실제로 글을 쓰고, 전략적인 기획을 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수차례 한다.
◎게임사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이 있다면=게임사는 유저에게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회사다. 어떻게 보면 가장 순수한 즐거움에 해당된다.
본인이 게임에 대한 관심이나 열정이 있는가가 기본적으로 요구된다. 플레이어들이 왜 게임을 좋아하고, 왜 즐거움을 얻는가를 교감할 수 없으면 본인도 이해를 못하고 재미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고 플레이를 잘 한다고 해서 게임 회사에 갈 수는 없다. 게임회사는 역할이 구체화돼있고 전문화돼있다. 그래서 게임을 좋아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 어떤 도전을 할 것인가를 잘 고민해야 한다.
회사마다 자격요건이 많이 다르다. 라이엇게임즈의 경우 플레이어와 눈을 맞추고 고민해야 되기 때문에 유저들과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컬처 핏(Culture Fit)이 필요하다. 아울러 업무를 배우면서 어떻게 회사를 성장시킬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자세도 중요한 역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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