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주 이다니엘 기자] “아르헨티나나 잉글랜드는 내 머리에 없다. 오직 기니전만 생각하고 있다. 이 경기를 잘 치러야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할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이 개막전을 앞두고 기니전 필승을 다짐했다.
신 감독이 이끄는 U-20 한국대표팀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경기에서 기니와 격돌한다. 23일은 아르헨티나전(전주), 26일엔 대 잉글랜드전(수원)을 치러야 한다.
전날인 19일 열린 공식기자회견에 신태용 감독과 이상민 선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20일 기니전에 대해서 신 감독은 “우리팀은 분명 공격적으로 할 것이고, 기니도 마찬가지로 공격적으로 하면 좋은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감독끼리 수 싸움이 분명 있을 것이다. 상황을 생각하고 다양한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신 감독은 “감독으로 부임하고 얼마 되지 않았다. 짧은 시간 안에 대표팀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잘 따라와 주지 않았나 싶다. 평가전 경기력을 보면, 충분히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또한 1983년 U-20 월드컵 4강 경기 당시 중2였다고 밝힌 신 감독은 “당시 학교에서 수업을 할 수 없다고 항의해서 방송실에서 전 교실에 라디오로 라이브를 틀어줬다. 그 때가 지금도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그는 “4강 당시 감독을 맡았던 박종환 감독님과 15일 통화했다. 감독님께선 ‘경기를 보니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겠더라. 단지 수비력이 약하다. 그걸 보완하면 좋겠다’고 작전지시를 하셨다. 나도 과거 4강 신화를 생각하며 이번 대회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일문일답이다.
▶개막전이다. 첫 경기에 임하는 각오는?
=감독으로 부임하고 얼마 되지 않았다. 짧은 시간 안에 대표팀 선수들이 감독을 믿고 잘 따라 와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포르투갈 전지훈련과 4개국 대회를 끝내며 우리 팀이 가능성이 있다고 확신이 섰다. 이번 세네갈전, 우루과인전을 하면서 더더욱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
예선전부터 한 경기 한 경기 결승전같은 마음으로 준비를 잘 할 것이다. 내일 첫 단추를 잘 꿰면 조별리그뿐 아니라 토너먼트에서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태용호가 공격축구를 구사하는 걸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기니전에서도 창과 창의 대결을 할 계획인지.
=우리팀은 분명히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다. 기니도 마찬가지로 공격적으로 나오면 좋은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감독끼리 수 싸움이 분명 있을 것이고 저 또한 공격을 외치지만 상황을 생각하고 다양한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축구는 공격만 할 수 없다. 중간중간 프레싱을 언제 잡을 것인지, 상대 진영에서 잡을 것인지 우리 수비라인에서 잡을 것인지도 중요하다. 상대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기니에 대해 얼마큼 알고 있는가
=보지를 못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을 하기 어렵다. 상대 분석으로만 판단을 했다. 세네갈, 잠비아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특유의 축구를 하고 있다. 힘과 스피드가 좋고 세트피스 상황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한다. 위험한 팀이다. 잘 준비해야 된다고 본다.
▶아르헨티나나 잉글랜드만큼 강팀이 아니라는 평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아르헨티나나 잉글랜드는 내 머리에 있지 않다. 내 머리에는 오직 기니만 있다. 이 경기를 잘 치러야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민 선수에게) 내일 경기장 전석이 매진됐다. 4만 명이 자리를 가득 메울 것인데, 부담이 되지 않겠는지
=저를 비롯해 모든 선수들이 이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해보는 건 처음이다. 부담되는 건 맞다. 그러나 많은 국민이 찾아주셔서 응원해주는 건 큰 힘이 된다고 생각한다.
▶17세 월드컵때도 주장으로 나섰다. 그때와 비교했을 때 팀이 어떻게 달라졌다
=그때와 지금은 나이도 다르고 감독도 다르다. 감독께서 하는 스타일이 다르고 우리가 추구하는 것 역시 좀 더 공격적이었다. 팬들이 보기에 즐겁고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선수들이 그때 당시 98년생으로 준비됐고, 지금은 97~99년생이 섞여 있다. 그때보다 좀 더 개개인이 팀에 대한 애착이나 간절함이 크다고 생각한다. 준비하고 있는 과정에서 좋은 분위기 속에서 하고자 하는 걸 다 할 수 있다고 본다. 당장 있을 내일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선수들이 뛰어보는 가장 큰 대회다. 선수들의 부담이 상당할텐데, 감독께서 선수들에게 특별히 행한 조치가 있는지
=선수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기사를 본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때문에 오버할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 당장 훈련장에서나 하는 행동을 보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자기도 모르게 나올까봐 안정을 시키고 있다. 그 외적인 부분은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어서 걱정하지 않는다.
▶세계가 주목하는 대회다. 꼭 보여주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지
=개막전이기 때문에 저도 긴장할 거고 선수들고 긴장할 거다. 그렇지만 이제껏 준비한대로 보여줘야 한다. 우루과이 평가전 등과 같이 지금껏의 경기력을 그대로 보여주면 세계가 놀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일 예상스코어를 양 손으로 표현해달라는 요청에)
=대표해서 나온 자리다. 그런 모습은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
▶선제골을 허용했을 경우를 생각했나
=그런 건 준비하지 않았다. 선제골 넣을 수도 있고 먹힐수도 있다. 그러나 특정 상황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시종일관 우리가 해야 할 경기를 할 거다.
▶감독께서도 가장 큰 대회를 맡았다. 그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맡은 팀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을 했다. 이번 대회가 축구 인생에서 터닝포인트가 될 수도 있지만, 어느 팀에서나 마찬가지였다. 성남 일화에서도, 올림픽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저는 이 자리가 터닝포인트가 될 거라는 생각보다는, 앉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다.
U-20 대표팀을 맡은 지 얼마 안 됐다. 이 선수들에 대해 잘 몰랐다. 그러나 점차 이 선수들의 잠재력이 매우 높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 훈련을 잘 흡수하고, 감독의 축구색깔을 잘 따라오는 건 참 보기 좋았다. 어느 성적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미래가 매우 밝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의 훈련과정을 평가하자면
=훈련은 매우 훌륭했다. 전지훈련과 평가전 등에서 전혀 지장없이 잘 해냈다. 대학팀이나 프로팀과도 경기를 하면서 로드맵이 완벽히 짜여졌다. 남은 건 경기 내에서 주눅 들지 않고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을 완벽히 해내기만 하면 된다.
90~95점을 줄 수 있겠다. 선수들이 보여주기만 하면 나머지 점수도 채워질 것이다.
▶1983년에 멕시코 4강에 올랐는데, 그때 감독께선 중학생이었던 걸로 알고 있다. 그때를 회상하면 지금은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그때는 중2때다. 학교갈 때 라디오를 들고 갔다. 수업시간에 수업을 하지 않고 그걸 직접 방송으로 들었다. 수업을 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학교 다닐 때 방송실에서 전 교실에 라디오를 라이브로 틀어줬다. 지금도 그 때가 기억이 난다.
4강 신화를 만들었을 때 박종환 감독님이었는데 15일에 통화를 했다.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 “이제는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겠더라. 단지 우려는 수비력이 약하다. 그걸 보완하면 좋겠다”고 작전지시를 해 주셨다.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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