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졸음을 참지 못하는 등 재판 중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논란입니다.
박 전 대통령은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세 번째 공판에 출석했습니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재판이 길어지자 오후 8시부터 20분 동안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습니다. 잠에서 깬 박 전 대통령은 졸음을 쫓으려는 듯 앉아서 목 운동을 하기도 했고요.
이날 재판은 전체 심리 시간이 9시간에 달했습니다. 점심 식사 1시간50분, 오후 휴식 15분, 저녁 식사 1시간10분씩 총 3시간15분 휴정한 셈이죠. 첫 공판은 오후 1시, 두 번째 공판은 오후 6시쯤 종료했습니다. 앞선 재판에 비해 가장 오랜 시간이 소요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글쎄요. '국민을 실망하게 한 전직 대통령이 재판을 받으며 잠을 잔다' 쉽게 이해 가능한 상황은 아닙니다.
이날 재판에는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주 전 사장이 박 전 대통령을 '피고인 박근혜씨'라고 부르자, 박 전 대통령은 주 전 사장을 싸늘한 눈빛으로 노려봤습니다.
시종일관 부정적 태도로 임했던 박 전 대통령이 미소를 보인 순간도 있었습니다. 재판 도중 자신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와 짧게 대화를 나누며 웃음을 보였고요. 또 재판이 끝나고 방청석의 시민들이 박 전 대통령을 향해 "힘내세요. 진실이 승리한다는 걸 보여주세요"라며 응원 메시지를 보내자, 이들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묵례로 답했습니다.
반성이 없는 듯한 박 전 대통령의 태도에 네티즌들은 공분했습니다. 이들은 "죄의식이 없어서 아무 생각도 없는 건가" "잠이 옵니까 잠이?" "요새 주사를 못 맞아 피곤한가 보네요" "불면증 있다더니 잘 자네" "법정과 국민을 우습게 아니까" "무기징역 선고돼도 졸음이 쏟아지는지 두고 봅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박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당시 길어진 공판에 몇몇 방청객들 역시 졸음을 참지 못했다"는 옹호 의견도 올라왔지만, 많은 이를 설득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중국 명나라의 문인 홍자성이 만든 책 '채근담'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반성하는 사람에게는 닥치는 일마다 모두 약석(藥石)이 되고, 남을 탓하는 사람은 생각하는 것마다 모두 창과 칼이 되는지라. 한편은 숱한 선의 길을 열고 한편은 온갖 악의 근원이 되나니 그 서로의 다름이 하늘과 땅 사이 같으니라" 국민이 박 전 대통령에게 갖는 기대는 사실 크지 않습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뿐이죠. 혐의를 부인하는 박 전 대통령이 잘못을 인정하기 만무한바, 이번에도 그의 반성하는 태도를 보긴 힘들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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