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미르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를 묵인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전·현직 회계사들이 1심에서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병철)는 9일 주식회사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배모 전 안진회계 이사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임모 상무이사와 회계사 강모씨에게도 각각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엄모 상무이사에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안진회계법인에 벌금 7500만원을 선고했다. 양벌 규정에 따르면 불법 행위자와 소속 법인은 모두 처벌한다. 

재판부는 “대우조선은 적정의견이 표시된 재무제표로 사기대출을 받았고, 이를 믿은 투자자들은 막대한 피해를 봤다”며 “현재까지 투입된 공적자금만 7조원에 달하는 등 피고인들의 행위로 인한 결과가 중하다”고 판시했다.

법원은 회계법인에 대해선 검찰이 구형한 벌금 5000만원보다 높은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진회계법인은 과거에도 이미 처벌받은 사실이 있는데도 당시 지적된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에서도 유사한 문제점이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진회계법인은 외부 감사인으로서 피감 회사로부터 독립된 지위에서 감사를 수행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대우조선의 눈치를 보는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부는 안진회계법인 측이 대우조선에 대응논리를 알려주는 등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 점도 양형에 반영했다.

안진회계법인 회계사들은 대우조선의 2013∼2015 회계연도 감사를 실시했다. 당시 이들은 분식회계 사실을 파악하고도 보고서를 허위 작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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