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이에게 이뤄졌으면 했던 지도방식으로 다가섰죠”

“제 아이에게 이뤄졌으면 했던 지도방식으로 다가섰죠”

기사승인 2017-06-13 17:18:48

하루 평균 열여섯 가정 방문… 봄·가을 텐트 치고 야외학습

아이들과 공감 더해온 19년, 세심한 기록으로 흥미 유도

부천의 한 학교 앞 공터. 한 여성이 텐트를 치고 있다. 잠시 후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친구가 스스럼없이 텐트 안으로 들어선다. 아이는 마냥 웃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늘어놓더니 이내 책을 집어 든다. 여성은 아이가 공부하는 모습을 지그시 바라보다 떡볶이를 뚝딱 만들어 내놓는다.

흡사 집 근처로 소풍 나온 모녀 지간의 오붓한 한때로 보이기도 한 이 풍경은 김미영(54) 재능교육 스스로학습교재 교사(부천지국)가 봄, 가을에 진행하는 야외수업 현장에서 펼쳐진다. “일종의 이벤트죠. 아이들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줄 방법을 찾다가 시작하게 됐어요. 집에서만 책을 잡던 아이가 밖에서 다른 친구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기도 하는데요. 자극을 받아 더 집중하는 효과가 있어요.” 

크리스마스가 돌아오면 빨간 가방을 멘 산타클로스가 되기도 하는 김씨는 결혼 후 살림을 하다가 30대 중반 나이에 일을 시작했다. 지난 19년 동안 재능교육 교사로서 아이들과 마주한 시간은 공감을 더하기 위한 노력의 연속이었다.

“제 인생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제 아이가 스스로학습 회원이었는데, 선생님의 활동을 보며 용기를 갖게 됐죠. 당시 우리 아이에게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지도 방식을 제가 직접 회원들을 만나 적용했고, 그 진심을 알아주셨던 것 같아요.” 현재 김씨의 회원 가입 및 유지율은 전국 재능교육 스스로학습 라인에서 최상위권에 속한다.

직업 특성상 매일 출근할 필요는 없지만 김씨는 주말을 제외하곤 늘 9시까지 사무실로 향한다. 긴장을 놓지 않기 위해서다. 천차만별인 회원들의 개인 특성과 학습성취도 등을 거듭 확인하고, 부모에게 전할 피드백을 충분히 확보하는 과정엔 원칙이자 소신이 깔려있다.

“아이들에 대한 기록을 틈틈이 메모합니다. 발전적 결과로 이어지는 기록들도 챙겨요. 부모님들의 눈은 절대 속일 수 없어요. 세심한 보완으로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 아우르면 공부에 흥미를 갖는 아이들도 늘어납니다.”

아이들은 부모들에게 꺼내지 않은 얘기도 김씨에겐 털어놓는다. 이 같은 신뢰는 김씨가 맡고 있는 120명의 아이들에게서 고루 나타난다. 분명하고 일관된 교수법이 인정을 받고 있는 셈이다. 하루 평균 열여섯 가정을 방문해 진행하는 수업은 매번 밤 11시가 돼야 마무리된다.

“교재 채점은 부모가 직접 하도록 합니다. 아이의 잘하는 점과 부족한 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선데요. 지난 수업 점검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상담에서 접한 부모님들의 생각을 정리해 이를 지도에 반영하는 일을 반복합니다.”

김씨는 평생학습을 실천하기 위해 다시 시간을 쪼갠다. 역량을 계발해 식상한 교사가 되지 말자는 다짐을 한다. 이는 뒤늦게 뛰어든 일을 통해 찾은 ‘자신’을 지켜가는 디딤돌이다. “우리 선생님들 모두 이런 노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요. 함께 스터디도 만들고 더 나은 학습법을 이끌어내려 해요. 이 같은 과정이 아이들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길 희망합니다.”

ivemic@kukinews.com

김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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