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미르 기자] 박성재(54·사법연수원 17기) 서울고검장이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박 고검장은 7일 검찰 내부 통신망(이프로스)에 올린 사의 표명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는 “지난 2007년 3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을 마치고 지청장으로 떠나면서 작성해 둔 사직서를 오늘 제출했다”며 물러날 뜻을 밝혔다.
박 고검장은 “검찰이 ‘개혁대상’이라고 하고 ‘위기’라고도 한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게 돼 마음이 무겁다”며 “검찰 모두가 심사숙고하고 생각과 힘을 모은다면 충분히 헤쳐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 위기의 원인에 대해 그는 “나라의 특수한 사정으로 검찰이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역할보다는 거악 척결이라는 1차 수사기관의 역할에 더 큰 비중을 두지 않았나 싶다”며 "그 점이 부조리한 일들이 일어나게 된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향후 검찰개혁 방향에 대해서는 “검찰이 1차 수사기관적인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면 인권옹호기관으로서의 검찰의 역할은 망각되고, 정치적 소용돌이에서 헤쳐오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올바른 방향으로 개혁이 이뤄지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고검장의 퇴진은 검찰 후배인 문무일(56·18기) 검찰총장 후보자의 지명에 따른 용퇴로 풀이된다. 새 총장이 취임하면 사법연수원 선배 기수나 동기가 조직을 떠나는 관행이 유지돼왔다.
다만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5년 정상명 검찰총장이 취임했을 때 연수원 동기들에게 요청해 3명의 고위간부가 검찰 조직 안정화를 위해 잔류하는 등 일부 예외도 있었다.
박 고검장 외에도 김희관(17기) 법무연수원장, 오세인(18기) 광주고검장 등 검사장급 이상 17∼18기 간부 6명이 현직 고위간부진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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