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95억 보험 살인 진실공방

'그것이 알고싶다' 95억 보험 살인 진실공방

'그것이 알고싶다' 95억 보험 살인 진실공방

기사승인 2017-07-29 12:30:48

[쿠키뉴스=민수미 기자]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95억원 보험 살인'의 진실을 재추적한다.

2014년 8월 23일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천안 부근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남편 김씨(가명, 당시 43세)의 졸음운전으로 인해 조수석에 탄 임산부 이씨(당시24세, 캄보디아)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였다. 하지만 남편이 부인의 사망으로 받게 될 보험금이 95억 임이 밝혀지자, 사고는 한 순간 거액의 보험금을 노린 살인사건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김씨는 아내 앞으로 든 보험만 32개, 교통사고와 무관한 6건을 빼더라도 26개의 보험으로 받게 될 총 사망보험금은 95억원에 달했다. 그는 1심 무죄, 2심 무기징역, 그리고 최근 대법원의 파기 환송 판결로 극단을 오갔다. 

임산부 이씨는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으로 보았기에 별도의 부검 없이 3일 만에 화장이 이루어졌다. 경찰 수사는 진실을 밝혀 줄 가장 중요한 단서가 사라져 버린 이후 시작됐다. 사망진단서 상 이씨의 사망원인은 내부 장기 출혈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였지만 초음파로 살펴본 복부 내에서도 출혈은 발견되지 않았고 사망원인은 미궁에 빠졌다. 이호 법의학자는 “사실관계가 이렇게 충돌하는 경우가 참 드물다. 이 죽음에 대해서 누구한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는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고인은 엑스레이상 골반 골절이 발견되었지만 사망의 직접 원인은 아니었다. 법의학자들은 시반의 형태에 주목했다. 색이 분명하고 고른 분포를 보일 정도로 시반이 형성되려면 통상적으로 적어도 사후 4시간은 지나야 가능하다는데, 검안 사진이 찍힌 시간은 사고 후 2시간이 채 안 됐을 무렵이었다. 이 씨가 사고 전 이미 사망한 상태였는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씨의 몸 곳곳의 피하 출혈은 사고 당시까지도 심장이 뛰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에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 측은 사체가 말하는 그 날의 진실, 이 씨의 생존 흔적을 쫓았다. 사고 차량은 전면부 1m 40cm 중 96cm가 파손되고 운전석 쪽 44cm만 겨우 충격을 피했다. 만약 고의적인 사고였다면 운전자 본인에게도 위험부담이 컸을 상황이었다. 게다가 뚜렷한 살해 동기가 없었기 때문에 보험금을 노린 살인으로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김헌수 교수는 “틀림없이 아내에게 필요 없는 보험들이 너무 과하게 가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심스런 정황은 있었다. 아내 앞으로 든 보험만 32개, 교통사고와 무관한 6건을 빼더라도 26개의 보험으로 받게 될 총 사망보험금은 95억원에 달했다. 본인을 포함한 가족들의 보험도 상당수 있었지만 매월 900만원의 보험료 중 400여만원이 아내의 보험료로 지출되는 상황이었다.

김씨가 보험사 측에 제출한 청약서엔 월수입이 500여만원으로 기재 되어있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는 평균 900만원, 검찰에서 1000만원, 법정에 이르러선 1500만 원으로 계속 늘어났다. 월 1000만 원을 넘게 번다하더라도 수입의 대부분을 보험료로 지출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재판부는 지방의 작은 도시에서 생활용품점을 운영하는 김씨가 보험료를 감당할 만한 경제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대전보건대 과학수사과 박성지 교수는 “우조향 했으면 당연히 좌조향 해야 된다. 우조향 그대로면 바로 우측 가드레일에 충돌한다. 그렇지 않고 직진했다는 건 반드시 좌조향 해야만 직진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사고의 과정이 담긴 유일한 단서, CCTV에 대한 경찰 분석의뢰를 받은 도로교통공단 연구원들은 실제와 같은 도로, 같은 차종을 이용하여 그날의 사건을 재연했다. 남편 김씨가 상향등을 켜고 비상정차대에 진입한 시점에서 차량을 우조향, 이후 좌조향을 거쳐 최종 정면 추돌했음을 분석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분석에 문제를 제기했다. 상향등의 광원이 하나에서 두 개로 나눠지는 건 차량이 우조향 했음을 나타내는 근거가 되지만 반대로 좌조향의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차량이 우조향 된 이후 좌조향 되어 트럭 후미 부분에 추돌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2.2초.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은 차량을 우조향 한 뒤 최종 충돌 자세가 되기 이전 바퀴 조향을 알아보는 실험도 시행했다. 사진 속 현장이 가리키는 그날의 흔적, 과연 사진 속 바퀴가 제시하는 단서는 무엇일까.

3년 간 이어져 온 진실 공방,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극단을 오가는 판결의 쟁점을 짚어보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두 생명을 앗아간 그날의 진실을 향해 갈 단서를 파헤친다. 29일 오후 11시5분 방송.

min@kukinews.com

민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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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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