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다름과 틀림

[기자수첩] 다름과 틀림

기사승인 2017-08-12 05:00:00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얼마 전 ‘혼밥은 사회적 자폐’라는 한 맛칼럼니스트의 발언이 네티즌의 비난을 받았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 문제가 있어 발생한 것이라는 의미”라며 해명했지만 ‘문제’라는 인식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의 발언에 많은 네티즌들은 “혼밥은 식사 방식일 뿐”이라며 반발했다. 50대 칼럼니스트에게 혼밥은 심각한 문제였지만, 젊은 층에게는 선택할 수 있는 취향에 불과한 것이다.

대가족과 공동체를 중시하던 환경에서 자란 기성세대에게 혼밥은 특수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겪어보지 못한 일 또는 겪고 싶지 않은 일이었을 수 있겠다.

반면 젊은 세대들에게 ‘혼밥’은 그리 어색하지 않다. 굳이 맞벌이 부모 아래서 외동으로 자란 이들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사교육 열풍’이 부는 학창시절을 거치면서 간단하게 혼자 끼니를 때운 경험은 젊은 세대 대부분이 공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문제’로 규정하는 태도다.  특히 기성세대가 우리 사회에서 가진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들이 규정하는 ‘문제’는 곧 ‘정답’으로 강요될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표한 ‘청년 삶의 질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취업에 성공한 19세~34세 직장인 527명 가운데 49.7%는 몸에 아픈 곳이 있지만 치료를 미뤘고, 26.8%만 스스로 건강하다 인식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49.0%가 극단적인 분노, 36.8%가 우울증, 89.0%가 스트레스를 경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년층의 삶이 건강하지 못한 요인에는 분명 기성세대와의 마찰도 포함돼있을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 없이 자신의 가치관을 요구하는 것은 정신적 폭력에 해당한다. 어른들의 이해와 배려가 필요한 때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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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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