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2G는 EV, PHEV등 충전식 친환경차를 전력망과 연결시켜 주차 중 유휴 전력을 이용하는 개념이다. 전력망을 통해 전기차를 충전했다가 주행 후 남은 전기를 전력망으로 다시 송전(방전)하는 것이다. 전기차가 움직이는 에너지저장장치(ESS, Energy Storage System)가 되는 셈이다.
차량이 공급하는 전력은 작게는 가정이나 마을 등에서 비상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전기차 4대면 20가구가 하루치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이보다 많은 충분한 댓수가 보급될 경우 여유 전력을 확보해 대규모 정전사태 등을 방지할 수도 있다. 국내에서 정전으로 인한 산업계 피해액은 연간 6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V2G 적용 차량이 약 10만대가 보급될 경우, 화력발전소 1기의 발전용량에 준하는 500MW 수준의 전력을 확보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V2G는 일본, 덴마크, 미국, 중국 등지에서 시범사업이 한창이다.
V2G를 구현하기 위해선 ▲충전식 친환경차, ▲양방향 OBC, ▲양방향 충전소, ▲방전 요금체계 등이 필요하다. 이 중 전력 변환의 핵심인 ‘양방향 OBC’는 시범사업 외에는 양산 사례가 거의 없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본격 보급이 안된 차세대 부품이다.
현대모비스는 한국전력공사가 2015년부터 추진한 ‘V2G 실증사업’에 참여해 양방향 OBC 개발을 담당했다. 국내에서 양방향 OBC를 친환경차에 탑재해 안전성능을 검증하고 실증사업을 통해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한 것은 현대모비스가 처음이다.
‘양방향 OBC’에는 직류, 교류를 양방향으로 변환하고 전압과 전력 주파수 등을 전력망과 동기화 하기 위해 AC↔DC 컨버터, 승압/강압 컨버터 등 ‘양방향 전력제어 회로’가 적용됐다. 현대모비스는 가상 전력 시나리오에 따른 실차 검증을 올 초부터 시작해 지난달 말 완료하고, 한전의 실시간 전력데이터와 연동한 실차 검증을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하고 있다.
실차 검증은 전용 충전소가 배터리 효율과 용량 등 차량의 전력 상태를 진단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어 전력 공급량, 비용, 부하량 등을 분석한 가상의 시나리오에 따라 최적의 V2G 스케줄이 만들어진다. 차량은 이 데이터 신호를 받아 정해진 일정에 따라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게 된다.
현대모비스의 ‘양방향 OBC’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서 부품 크기는 기존 아이오닉 친환경차의 단방형 충전기와 동일 사이즈로 개발됐다. 충·방전 출력은 모두 전기차에 적합한 6.6kW급을 구현하면서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일본과 동등한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개발 성과를 통해 앞으로 2025년까지 30조원(267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글로벌 V2X(Vehicle To Everything, V2G 포함) 시장에 한층 더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ho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