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화 논란’에 김영권이 입을 열었다. 남은 건 결과

‘중국화 논란’에 김영권이 입을 열었다. 남은 건 결과

‘중국화 논란’에 김영권이 입을 열었다

기사승인 2017-08-24 16:40:47

[쿠키뉴스=이다니엘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라인이 중국파 선수들로 채워졌다. 이른바 ‘중국화 논란’이 불거지자 김영권(27)이 “증명해 보이겠다”면서 의지를 불태웠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 축구회관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명단 26인을 공개했다. 규정상 엔트리는 23인으로 구성하게 되어있지만 조기소집이 이뤄지는 만큼 검증을 거쳐 23인을 확정짓는다는 생각이다.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 아시아지역 A조에서 8경기 동안 4승1무3패 승점 13점을 따며 2위에 올라있다. 이란이 승점 20점으로 일찌감치 조 1위를 확정지은 가운데 한국 턱밑에 우즈베키스탄(승점 12점)이 추격 중이다. 남은 경기에서 최소 1승1무를 거둬야 자력으로 본선행이 가능하다. 

유럽파를 과감히 배제하는 등 파격적인 발탁이 있었지만 수비 엔트리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팽배했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주영(허베이 화샤), 김기희(상하이 선화) 등 한때 국가대표에서 허술한 수비로 질타를 받았던 ‘중국리거’들이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중국파 중심으로 수비라인을 꾸린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은 월드컵 최종예선 8경기에서 10골을 허용했다. 강호 이란뿐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시리아, 카타르, 중국 등 대체로 약체로 평가되는 팀들에게도 적잖은 실점을 내준 터라 중국리거의 수비 자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여기서 나온 ‘중국화(中國化)’란 용어는 비꼬는 투의 표현이다. 현지화(現地化)와 유사한 뉘앙스로 ‘부진한 중국 축구를 배워왔다’는 조소어린 비판이 담겨있다.

중국리거의 대표자격인 김영권은 ‘중국화’란 표현을 긍정적인 의미로 바꿔 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훈련이 한창 진행 중인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이번 이란전에서 중국화가 답이라는 말이 나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영권은 앞선 최종예선 1차전(vs중국)에서 3대2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진행된 시리아와의 2차전에서는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이후 부상으로 대표팀에 나오지 못한 그는 경기장 밖에서 대표팀의 부진을 지켜봐야했다.

“안타까웠다”고 운을 띄운 그는 “대표팀 일원이란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봤는데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김민재, 최철순, 김진수(이상 전북) 등 K리그 클래식 최저실점 주역들과 고요한(서울), 김민우(수원)도 포함됐다. 이들과 중국리거들의 조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김영권은 “신입생 같은 마음이다. 지금까지의 대표팀 생활을 되돌아보며 새롭게 시작하겠다”면서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중국화 논란이 계속 나오는데, 잘하는 모습을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대표팀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부담감’을 꼽았다. 당연히 통과해야하는 국민적 시선이 선수들로 하여금 경직되게 만들었다는 거다. 김영권은 “최종예선이다. 부담감 속에서 선수들이 잘 하지 못했다”면서도 “그러나 이제 이조차 핑계를 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경기를 통해 월드컵에 올라가야 한다. 부담감을 떨치고 반드시 이기겠다”고 포부를 다졌다.

김영권의 말대로 중국화는 부진한 성적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논란을 불식하려면 결국 그들 스스로가 경기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아시아 최강호로 우뚝 선 이란을 상대로 이들이 중국화에 반전을 이뤄낼 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dne@kukinews.com

사진=연합뉴스

이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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