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전미옥 기자] 제3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부 병원에서 환자 중증도 분류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 적용되는 일부 질병군의 중증도를 상향했다. 기존의 중증도 분류가 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해당 공고안에 따르면 ‘유방 악성종양제거술’과 ‘유방재건술’을 동시 수술할 경우 중증도를 일반에서 ‘전문’으로 상향했다. 또한 기존에 전문질병군 비중이 낮았던 49가지 정형외과 복잡수술도 ‘단순’ 또는 ‘일반’에서 ‘전문’으로 중증도를 올렸다. 입원환자 질병군은 중증도가 높은 순으로 전문진료질병군, 일반진료질병군, 단순진료질병군 세 가지로 나뉜다.
현행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은 중증·고난이도 질환인 전문진료질병군에 대한 진료기준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입원환자 중 전문진료질병군 환자가 최소 21% 이상(5점)이어야 하며, 만점 기준은 35%(10점)에 달한다,
‘중증도’ 항목은 상급종합병원 진입의 핵심으로 꼽히는 만큼 병원계에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와 관련 A대학병원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에서 특히 정형외과만 혜택을 많이 봤다. 정형외과 수술을 많이 했던 병원은 유리해졌지만 그렇지 않은 병원들은 손해를 본 것”이라며 “적어도 1년 전에는 고시를 했어야 병원 간 형평성이 맞는데 이점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정형외과 수술 외에도 보정이 필요한 질환이 많다. 병원 내에서 산부인과, 안과 등 중증도가 낮은 전문과 의료진들이 눈치를 보는 사례가 종종 있다. 특히 고위험 산부인과 진료의 경우 저출산 추세로 산부인과 진료가 점차 약화되고 있음을 감안해서라도 보정이 돼야하고, 합병증으로 인한 심한 백내장 수술도 일부 보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B대학병원은 이번 3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에서 중증도 보정으로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B병원 관계자는 “성형외과나 정형외과가 강한 병원이 혜택을 받은 것은 맞다. 우리 병원은 전문질환군 비율이 약 1%포인트 이상 올랐다”며 “빨리 고시가 됐다면 아마도 정형외과에 집중하지 않던 병원들도 관리했을 것”이라며 병원간 형평성 논란이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이어 그는 “보정이 필요한 부분이 사실 많다. 특히 다발성외상은 머리와 복부를 다치는 경우는 전문질환군에 속하지만 머리와 복부, 다리, 흉곽 등이 함께 다치는 더 심각한 사례에는 일반질환군이 된다. 다음번 심사에서는 (정부가) 불합리한 부분들을 보정해줬으면 한다”며 “또 중증도 평가에서 시스템 문제로 산업재해, 자동차보험 환자들은 포함되지 않는데 이들 중에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이 많다. 병원 입장에서는 이 환자들의 경우도 중증도가 반영됐으면 한다”고 개선점을 제시했다.
중증도 보정보다는 지역병원에 대한 혜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C대학병원 관계자는 “정형외과 수술의 경우 워낙 일반 질병군이 많았기 때문에 보정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중증도가 일부 보정돼서 기대를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효과가 그리 크지는 않았다”며 “다만 지정평가 기준이 점점 대형병원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지역 병원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자본력이 있는 빅 5병원을 따라 잡기가 쉽지않다. 지역 내 상급병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병원들의 경우 어느 정도 혜택이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병원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9월 4일부터 20일까지 상급종합병원 지정 신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현지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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