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조현우 기자]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 조치가 연일 허점을 드러내면서 소비자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계란 소비는 연일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 ‘적합’ 농가 계란에서 기준치 24배 살충제 검출
지난 4일 농식품부는 경남 양산과 경북 김천 산란계 농가에서 생산·판매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추가 검출돼 회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계란에 대한 문제는 부산시가 지난달 28일부터 39일까지 ‘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에서 생산한 계란을 받아 판매하는 업소 48개소에 대한 검사를 통해 드러났다.
검사결과에 따르면 부산 사상구의 계란판매업소에서 보관중이던 계란에서 비펜트린이 0.24㎎/㎏ 검출됐다. 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기준치인 0.01㎎/㎏ 대비 24배에 달하는 양이다.
또 부산 강서구 대형판매업소가 판매한 7650개 계란에서 비프로닐이 0.01㎎/㎏ 검출됐다. 비프로닐은 국내 기준마저 정해지지 않아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규정한 0.02㎎/㎏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농식품부는 비프로닐 검출 계란의 경우 기준치 이하라도 폐기조치하고 있다.
두 업소는 각각 경남 양산과 경북 김천 산란계 농가에서 계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경남·경북 산란계 농장이 지난달 15일 농식품부가 발표한 산란계 계란 관련 전수조사에서 적합 판정을 받은 곳이라는 점이다.
뒤늦게서야 농식품부는 해당 농장이 보관하는 계란을 전량 폐기하고 성분검출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3회 연속 검사 등 강화된 기준에 따라 사후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12월까지 적합농장을 대상으로 불시점검을 비롯해 중간유통단계 계란에 대한 수거 검사를 이어가겠다고 발표했다.
◇ 신뢰성 하락에 계란 소비도 곤두박질
연이은 농식품부의 실책에 ‘에그포비아’가 확산되면서 계란 소비는 급감하고 있다.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이마트는 알찬란 30구 소비자가를 기존 5980원에서 5380원으로 600원 낮췄다. 이는 지난해 11월 발생했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이전 가격보다도 낮은 수치다. 홈플러스도 30개들이 한 판 가격을 5980원에서 5580원으로 400원 인하했다. 롯데마트 역시 10일까지 30개들이 계란 한 판 가격을 5980원에서 5480원으로 할인해 판매한다.
이는 계란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계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이마트는 13.8%, 롯데마트 13.5%, 줄었다.
소매가격도 연일 하락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4일 기준 중품 특란 계란 한 판 평균 소매가는 6059원으로 살충제 계란 파동 직전 7595원보다 1536원이나 줄어들었다.
도매가격 역시 곤두박질 치고 있다. 축산유통정보종합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1881원이었던 특란 10개 기준 도매가격은 지난 5일 1237원으로 34.2% 급락했다. 전반적으로 계란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계란들은 안전적합판정을 받아 문제가 없지만 검사 결과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는 것 같다”면서 “(계란 판매량이)지난해는 물론 AI 전보다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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