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 일성신약, 삼성물산에 합병 무효 소송 배경은?

제약사 일성신약, 삼성물산에 합병 무효 소송 배경은?

기사승인 2017-09-18 22:27:02

삼성물산과 일성신약의 민사소송 1심결과가 다음 달로 결정되면서 일성신약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성신약은 옛 삼성물산의 주주이자 합병 무효 소송을 제기한 유일한 기업이기도 하다. 

일성신약의 소송은 표면적으로는 주주 가치 훼손이지만 이 회사의 특성을 살펴보면 복합적인 배경을 갖고 있다.  

일성신약은 항생제 품목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전문의약품 업체다. 항생제 오구멘틴 등이 매출의 30% 이상(31.7%)을 차지한다. 이 제품은 영국계 제약사 GSK로부터 원료를 받아 제조 및 판매하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675억원, 영업이익 25억원으로 중소형 제약사와 다를 바 없는 구조다. R&D투자도 올해 상반기 1.7%, 지난해 전체 1.9%에 불과했다. 재무적인 하자가 없다 해도 장기적인 발전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제약·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그럼에도 이 회사가 주목받는 것은 회사의 사업성과 무관하다. 일성신약은 제약사보다 투자기업으로서 언론에 자주 언급된다. 이러한 배경은 이 회사의 오너인 윤병강 회장의 개인적 이력 때문이라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말한다. 그는 미래에셋대우(KDB대우증권) 전신인 동양증권을 창립한 ‘증권업계 1세대’다.

윤 회장은 그동안 SK와 KT, 삼성중공업, SBS, 현대오토넷, 한국전력 등에 투자하면서 꾸준한 시세차익을 거뒀다. 또한 합병 전 삼성물산의 대주주로서 삼성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삼성과의 관계가 삐걱대기 시작한 계기는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이슈에 의해서다. 당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1대 0.35였다. 매출과 자산, 영업이익 모두 제일모직보다 2~3배 이상 큰 삼성물산이 주식가치는 3배 가까이 낮게 책정된 것이다. 

일성신약은 이에 반발하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의 합병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 삼성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일성신약은 합병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

결국 일성제약은 지난 2015년 8월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 2.12% 전부에 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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