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팔자가 상팔자” VS "국제적 수치"…개고기 식용 찬반 집회

“개 팔자가 상팔자” VS "국제적 수치"…개고기 식용 찬반 집회

기사승인 2017-09-23 05:00:00

식용견 산업의 합법화를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반면 인근 장소에서는 개고기 식용을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대한육견협회는 22일 오후 12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동물보호단체의 만행으로 개사육 농민 다 죽는다”며 “식용견 산업정책을 뒷짐 지고 있는 정부 부처는 각성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는 식용견 농가 말살정책을 즉각 중단하라”면서 “식용견 산업을 합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육견협회 “식용견과 반려견, 법적 구분해야”

이날 집회에는 약 400명(경찰 추산)의 협회 회원들이 참석했다. 집회 현장에는 약 160명의 경찰 인력이 배치됐다.

김상용 대한육견협회 회장은 “식용견과 반려견을 법적으로 구분해 위생적인 개고기 유통이 합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지난 40년간 합법도 아니고 불법도 아닌 상태에 있었다. 이제는 모호한 상황을 끝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협회 측은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도 강경하게 비판했다. 변한영 대한육견협회 사무이사는 “개고기는 석기시대부터 먹어온 음식인데 표 의원이 하루 아침에 궤멸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아무런 대책도 없이 농가를 말살시키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최현식 대한육견협회 충남협의회장도 “국민을 궤멸의 대상으로 치부하는 표 의원은 사퇴해야 한다”면서 “표 의원의 개고기 금지 악법을 목숨걸고 저지하자”고 강조했다. 표 의원은 지난달 28일 ‘개식용 반대’ 의사를 밝히며 “개고기 금지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협회는 집회 장소에 식용견 9마리를 트럭 3대에 실어 오기도 했다. 김병태 대한육견협회 충남지부장은 “시민들에게 애완견과 식육견이 엄밀히 다르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데려왔다”면서 “시골에서 어렵게 사육하는 농민들을 탄압해선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동물보호단체 “개식용 합법화…국제적인 오명”

집회 인근에서는 동물보호단체의 개고기 식용 반대 시위도 이어졌다. 케어와 카라 등 동물보호단체는 “우리 함께 살립시다” 피켓을 들고 개식용 반대를 주장했다.

임성민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는 “협회 측에서 잔인한 도축을 하면서 9마리의 개를 데려 왔다. 이는 모순에 가깝다”면서 “실제로는 비좁은 사육장에 음식물쓰레기를 먹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수미 한국동물보호연합 활동가도 “개고기 식용을 합법화하는 것은 반려인들의 인권을 무시하는 것과 다름없다”면서 “국제적으로 봤을 때도 굉장히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동물보호단체인 케어는 육견협회의 집회를 SNS로 생중계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식용견 합법화 찬반 집회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소·돼지·닭은 아무렇지 않게 먹으면서 개만 안 된다고 하는 건 납득되지 않는다”며 “개고기 식용을 합법화해서 위생적인 사육 환경을 반들고 법적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개식용 합법화를 주장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1000만인 애견시대’에 개식용은 말이 안 된다”면서 “공식적으로 개식용을 합법화할 경우 국가 위상에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육견협회를 비난했다.

조미르 기자 mea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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