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명절은 노는 날…명절 '놀이 문화' 고민해야

[친절한 쿡기자] 명절은 노는 날…명절 '놀이 문화' 고민해야

명절은 '노는 날', 명절 놀이 문화 고민해야

기사승인 2017-10-04 20:12:22

추석은 온 가족이 모여 한 해 동안 땀 흘려 거둔 쌀, 과일 등으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즐거워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절입니다. 

날씨도 적당하고, 음식도 풍족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큼만’이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현대인들에게 추석은 정말 즐거운 날일까요. 한 구인구직 정보사이트가 성인남녀 7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명절 스트레스를 받아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다 93.6%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또 다른 취업 포털사이트가 직장인 및 취업준비생 289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기혼 여성 직장인 81.1%가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응답했습니다. 미혼 여성 직장인은 76.1%가, 기혼 남성 직장인은 74.1%가 ‘명절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답했습니다.

즐거워야 할 명절이 스트레스 받는 날로 전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한 온라인 여행사가 20~50대 남녀 1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명절 스트레스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20대는 '취업, 결혼 등에 대한 잔소리', 30대는 '명절음식 장만', 40대는 '교통체증' 등 주된 이유로 응답했습니다. 특히 여성들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것으로 볼 때 명절 차례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인 가구가 늘고, 핵가족화가 이뤄지면서 이제 일가친척이 모두 모이는 날은 명절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명절이 ‘스트레스 받는 날’로 전락하게 된 것은 슬픈 일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꿔갈 수 있을 까요. 일각에서는 ‘놀이문화의 부재’를 지적합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추석을 그러한 축제의 의미로 만들어야지 조상께 예를 갖추는 날로 제한하는 것은 우리 풍습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한바탕 놀 수 있을까'라는 궁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우리 명절은 ‘차례지내기’에 중심이 맞춰져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차례상에 올릴 음식을 만드느라 고생하지만 정작 놀고 쉴 틈이 없습니다. 한 해의 수확을 기뻐하고 함께 즐거워하기 위해 만든 명절의 의미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명절날, 휴식은커녕 ‘스트레스’만 받은 사람들 모여서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요.

예부터 한가위 추석이면 강강술래, 줄다리기, 가마싸움, 소놀이, 쥐불놀이 등 다양한 놀이를 즐겼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생경하게 들리지만 정말 추석은 ‘노는 날’인 것입니다.

현대에 와서 우리는 어떤 놀이를 즐길 수 있을까요. 음식마련을 위해 어떻게 일할 것인지가 아니라 가족들이 모여서 어떻게 놀 것인지를 고민한다면, 명절 스트레스도 한결 가벼워지지 않을까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사람의 노동이 점차 축소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노동이 빈자리에 우리는 무엇이 채울 수 있을까요.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놀이’입니다. 잘 노는 것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다가오는 지금, 우리는 후대에게 어떤 전통을 물려줄 수 있을까요.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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