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 브랜드 세탁기로 인해 자국 산업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판정한 데 대해 어느정도 예상했던 결과라면서도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최근 보호무역주의 기조로 미뤄 최종적으로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향후 ITC 세탁기 공청회 등을 통해 '미국 소비자의 선택권 보장'을 강조하면서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자체 뉴스룸에 올린 영문 입장 발표문을 통해 "ITC의 (자국 산업 피해를 인정한) 결정에 대해 실망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세탁기에 대한 수입 금지는 선택권 제한, 가격 상승, 혁신 제품 공급 제한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결국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뉴베리에 건설 중인 가전공장과 관련해서는 "북미 가전공장을 건설해 가장 혁신적인 세탁기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나올 세이프가드 구제조치가 이 공장의 건설과 가동을 저해(hinder)할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을 ITC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실제로 세이프가드 조치를 발동할 경우 소비자는 물론 사우스캐롤라이나 지역 노동자들과 삼성전자 유통망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도 이날 ITC 결정에 대해 예측했던 결과라고 평가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세이프가드 결정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LG 세탁기를 선택한 것은 미국의 유통과 소비자"라면서 "따라서 세이프가드가 실제로 발효된다면 피해는 결국 미국의 유통과 소비자가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19일 열릴 구제조치 공청회에서 이런 점을 적극적으로 소명하는 한편 제소업체인 미국 월풀이 LG 세탁기로 피해를 보지 않았다는 점도 입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네시주 세탁기 공장 건설 계획에 대해서는 "이번 ITC 결정에 따른 영향은 없으며, 계획대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는 19일과 21일로 예정된 구제조치 관련 공청회 및 표결 절차에서 우리 정부, 업계 단체 등과 공동으로 '세이프가드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할 것'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주장하기로 했다.
앞서 두 회사는 지난달 7일 미국 워싱턴DC의 ITC 사무소에서 열린 세이프가드 조사 공청회에서도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참석해 부당함을 강조하는 한편 이와 관련한 의견서도 공동 제출한 바 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