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출범…황각규 대표 "투명한 지배구조 만들겠다"

롯데지주 출범…황각규 대표 "투명한 지배구조 만들겠다"

기사승인 2017-10-12 12:12:14


롯데그룹의 모태회사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4개 상장 계열사의 투자부문이 합병된 ‘롯데지주 주식회사’가 공식 출범했다. 이번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순환출자 고리가 대폭 축소된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는 12일 롯데월드타워 31층에서 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투명한 경영구조의 실현을 약속했고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오늘은 지주회사 전환으로 이런 약속을 실현하는 첫 걸음을 시작하는 날이다"라고 강조했다. 

롯데지주 주식회사는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롯데제과의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사의 투자부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할합병비율은 롯데제과 1을 기준으로 롯데쇼핑 1.14, 롯데칠성음료 8.23, 롯데푸드 1.78이다. 

새로 출범하는 롯데지주의 자산은 6조 3576억원, 자본금은 4조 8861억원 규모다.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자회사는 총 42개사이며, 해외 자회사를 포함할 경우 138개사가 된다. 롯데지주의 대표이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두 대표이사 외에 사내이사로 이봉철 경영혁신실 재무혁신팀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지주가 출범하면서 순환출자 고리 해소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됨으로써 투명성이 제고되고 경영효율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롯데지주에 롯데케미컬 등의 일부 핵심계열사는 자회사로 포함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다. 롯데는 향후 현물출자, 공개매수, 분할합병, 지분매입 등을 통해 편입계열사 수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이봉철 부사장은 아직 편입되지 않은 자회사에 대해 "현물 출자나 주식 추가매수, 분할합병 등을 통해 자금 이동을 최소화하면서 계열사를 편입해 지주회사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부사장은 금융 계열사에 대해서는 "중간금융지주회사가 허용이 될 지 모르지만 기대하면서 넣어 두었고, 허용이 안 될 경우에는 매각이나 분할 합병 등 다른 방법으로 정리를 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지주는 지주회사가 별도의 사업 없이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순수지주회사로 결정됐다.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룹의 사업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신규사업 발굴 및 M&A 추진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임병연 부사장은 "롯데지주회사가 순수 지주회사로 출발하지만 새로운 사업이라든가 해외 사업 분야에서는 직접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어 잘 판단해서 투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임 부사장은 미얀마 쪽에서 식품사업을 키우고, 호텔의 경우에도 50개까지 키워나가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지주의 주 수입원은 배당금, 브랜드 수수료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수수료는 각 회사의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15% 수준이다.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기존 50개에서 13개로 대폭 줄어들었다. 앞으로 법적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6개월 내 남은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 한다. 

이봉철 부사장은 "6개월 뒤인 3월말~4월까지는 남은 순환출자고리가 해소되지 않을까 본다"라며 "현물출자나 분할합병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본이동을 최소화하며 정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 체제로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 경영권도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지주회사 전환으로 신동빈 회장의 롯데지주지분율은 13.0%가 됐다. 신격호 회장은 3.6%,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은 2.0%이며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0.3%,로 줄어들었다. 한국 롯데계열사는 27.2%를 차지하며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율은 4.5%에 그친다. 

오성엽 부사장은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관련해서 수 차례 이벤트가 있었지만, 확고하게 경영권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신동주 회장이 주식매수청구를 통해 지분 대부분을 정리했고, 지분관계상으로는 확고하게 결정된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지주회사의 출범과 더불어 새로운 심볼마크도 선보였다. 새로운 심볼은 알파벳 'L'의 소문자 필기체 형태이자 V, C, e로도 읽힐 수 있는 심볼로 올해 롯데그룹이 새롭게 제정한 비전인 ‘생애주기 가치 창조자(Lifetime Value Creator)’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심볼의 둥근 마름모꼴은 롯데의 새로운 터전이 된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의 부지를 본 땄다. 

황각규 대표는 “이번 지주회사 출범은 국민께 ‘변화하고 혁신하는 롯데’를 만들겠다고 약속 드렸던 것을 실현하는 본격적인 걸음”이라며 “롯데그룹이 국내에서 갖는 위상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며, 더 많은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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