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의 피해자 유족이 정부(법률상 대표자 법무부 장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16일 서울중앙지법은 피해자 고(故) 조중필씨의 유족 5명이 지난 3월 대한민국을 상대로 총 10억9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부모에게 각 5억원씩, 형제 3명에게 각 3000만원씩이다.

유족들은 소장을 통해 “피고(대한민국)의 사유로 수사가 지연될 때마다 유족들이 겪었던 정신적인 고통은 무엇이라고 형언하기 힘들다”면서 “결국 가해자들로부터 어떠한 실질적인 권리구제도 받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칼에 찔린 조씨가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검찰은 에드워드 리를 범인으로 기소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그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 이후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를 버린 혐의로 복역하던 패터슨은 1998년 사면된 후 미국으로 도주했다. 이후 검찰은 패터슨을 진범으로 보고 재수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패터슨을 대상으로 한 범죄자 인도요청을 진행했고, 지난 2015년 패터슨은 도주한 지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돼 재조사를 받았다. 지난 1월 대법원은 패터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