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포착] 지옥같은 여행?…에어비앤비 실태

[키워드포착] 지옥같은 여행?…에어비앤비 실태

기사승인 2017-10-19 08:20:55


원미연 아나운서 ▶ 키워드 포착. 오늘은 이승희 기자와 함께 합니다. 이승희 기자, 안녕하세요.

이승희 기자 ▷ 네. 안녕하세요. 키워드 포착의 이승희 기자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오늘 제시해 주실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이승희 기자 ▷ 네. 오늘 제가 제시할 키워드는, 에어비앤비 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예전에는 해외여행을 할 때, 호텔이나 리조트 등을 예약해야 했지만, 이제는 그 종류도 다양해져, 자신의 집을 임대해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가운데 벌어지는 끔찍한 일들로 인해 피해를 보는 여행객들이 많아 문제가 되고 있죠. 오늘 그와 관련해서 이승희 기자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이승희 기자, 먼저 에어비앤비란 정확히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인지부터 알려주세요.

이승희 기자 ▷ airbed와 breakfast의 합성어인 에어비앤비는, 숙박을 제공하는 집주인과 여행객을 중개하는 서비스로, 지난 2008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됐습니다. 자신의 방이나 집, 별장 등 사람이 지낼 수 있는 모든 공간을 임대할 수 있는데요. 집주인에게는 수입을, 여행자에게는 가정집 숙박의 편안함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한마디로 집주인과 여행객이 집을 공유하는 형태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 공유를 사업화한 게 바로 에어비앤비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그러니까 에어비앤비는 숙박 업체가 아닌, 집주인과 여행객의 중간 역할을 하는 거죠? 

이승희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호스트와 게스트가 에어비앤비의 플랫폼을 통해, 집이라는 공간을 공유하는 건데요. 즉 소비자끼리 거래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낯선 방법의 숙박 형태였지만, 이제는 꽤 인기가 좋은 것 같아요.

이승희 기자 ▷ 네.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3만4000여 도시에, 2억여명의 참여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 2013년 1월, 에어비앤비는 한국 진출을 발표했는데요. 여행객이 일반 가정집에서 묵기 때문에, 호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현지 문화까지 체험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고 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그런 장점으로 인해, 우리나라 사람들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여행객들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고 있죠?

이승희 기자 ▷ 네. 맞습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에어비앤비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부류는 레저와 비즈니스 여행객이었으며, 올해 전체 레저 여행객들의 25%가, 에어비앤비에서 1회 이상 숙박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19%보다 늘어난 수치인데요. 비즈니스 여행객들도 지난해 18%였던 것과 비교해, 23%로 증가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여행객은 전통적인 호텔 숙박을 대체하는 방법으로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는 건데요. 하지만 문제는 그와 관련한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제 그 내용 살펴볼 텐데요. 이 기자, 어떤 사례가 있었나요?

이승희 기자 ▷ 네. 얼마 전 일본의 한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몰래 카메라가 발견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에어비앤비 몰카 발견’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는데요. 글쓴이는 일본 후쿠오카의 한 에어비앤비 숙소를 찾았는데, 자기 전에 화재경보기에 갑자기 초록불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무언가 이상해서 자세히 살폈더니 화재경보기 안에서 몰래 카메라가 나왔다고 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일반적으로 가정집 천장에 붙어있는 화재경보기에 몰래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다고요? 

이승희 기자 ▷ 네. 심지어 글쓴이는 그 곳이 예전에 머물렀던 곳이라, 다시 그 집을 선택한 거라고 밝혔는데요. 당시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찍은 사진들을 첨부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사진을 살펴보면, 화재경보기처럼 생긴 몰래카메라 뒤에는 전원 버튼이 있으며, 몰카 영상이 촬영된 메모리 카드도 삽입돼 있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화재경보기 안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둔 게 아니라, 화재경보기처럼 생긴 몰래카메라를 설치한 거군요. 

이승희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심지어 포털 사이트에 ‘화재경보기 몰래카메라’라고 검색만 하면 바로 나오는 제품이었다고 합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그리고 거기에는 몰래 촬영된 영상이 담긴 메모리 카드도 있었다고 했어요. 그럼 거기에는 어떤 영상이 들어있었던 건가요?

이승희 기자 ▷ 피해자는 메모리카드를 꺼내 안에 담긴 영상을 확인했는데요. 자신과 일행이 들어올 때부터, 몰래카메라를 발견하는 모습까지 전부 찍혀있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카메라 렌즈가 향한 곳은 침대였다고 하는데요. 만약 그 때 몰래카메라를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어떤 영상이 촬영되었을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후기도 궁금해요. 그래서 그 후에 어떻게 됐나요?

이승희 기자 ▷ 글쓴이는 후쿠오카 한국총영사관의 도움을 받아 경찰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해당 숙소에 대한 현장 검증을 진행했는데요. 검증 결과 해당 화재경보기는 몰래카메라가 맞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다행히 이번 경우는 미리 발견해 또 다른 피해를 막을 수 있었지만, 실제로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많아요. 앞서와 같은 여행지, 일본에서 성범죄도 이루어진 적이 있다고요?

이승희 기자 ▷ 네. 얼마 전, 일본인 남성 호스트가, 숙소를 빌린 한국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해당 남성이 이번 해 초, 비슷한 범죄를 저지르려다 미수에 그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는데요. 당시 남성은 지역 관습이라면서 손님에게 술을 권했고, 피해 여성은 인사치레로 마셨다고 합니다. 이튿날 새벽 1시쯤 피해 여성은 주인이 자신이 덮고 있는 이불 아래쪽을 들추는 것을 느끼고, 바로 다른 호텔로 숙소를 옮겼다고 전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만약 피해 여성이 술에 취했다면 성폭행과 같은 피해를 당할 수도 있었던 건데요. 그런데 왜 그 남성은 당시에 바로 처벌받지 않은 건가요?

이승희 기자 ▷ 여성은 귀국 후 에어비앤비 측에 해당 숙소의 영업 정지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조사 결과, 호스트가 나쁜 의도를 품고 벌어진 일이 아니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하는데요. 일본 경찰은 성범죄 혐의가 없어 사건을 종결했다고 합니다. 에어비앤비 측은 주인에게 경고와 교육을 했다는 식으로 대응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그와 같은 범행 미수에도 불구하고 계속 운영을 이어오던 일본인 남성은 결국 같은 범죄를 한국인 여성에게 저지른 건데요. 이승희 기자, 대체 왜 이런 피해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걸까요?

이승희 기자 ▷ 에어비앤비는 여행객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방을 구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그래서 많은 해외 여행객들이 이용하고 있죠. 하지만 호스트가 따로 영업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이용해, 각종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는 게 사실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하지만 이렇게 피해자들이 늘면서, 에어비앤비를 통한 숙박 공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을 것 같아요.

이승희 기자 ▷ 네. 물론입니다. 세계 각국에서 에어비앤비 피해가 잇따르면서, 최근 미국에서 에어비앤비 지옥 사이트가 개설됐는데요. 이 사이트는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 사용자들에게, 에어비앤비 이용자들이 겪은 여러 가지 피해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거기에 가면 피해 사례를 볼 수 있는 건가요?

이승희 기자 ▷ 네. 꽤 다양한 사례가 올라와 있는데요. 에어비앤비 지옥 사이트에는 집주인이 마음대로 방을 바꾸고 예약 취소를 거부하는 행위, 투숙객을 괴롭히는 집주인 등 다양한 피해 사례가 나열돼 있습니다. 에어비앤비 이용 규정은 전반적으로 집주인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어, 손님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 역시 올라와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물론 앞서 살펴본 것처럼, 많은 게스트들이 피해를 입는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이런 피해를 게스트만 입는 건 아니잖아요. 에어비앤비는 투숙객뿐만 아니라. 집주인에게 지옥이 될 수도 있는 거죠? 

이승희 기자 ▷ 네. 맞습니다. 지난 2015년 영국 런던에서는 투숙객이 집주인 몰래 마약 파티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에어비앤비 지옥에는 이처럼 게스트가 집에서 불법 약물을 복용하는 행위, 집을 망가뜨리는 행위, 에어비앤비에 등록하지 않은 사람이 게스트로 찾아와 돌려보낸 사례 등, 집주인이 겪는 고충들도 올라와 있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양쪽 모두 피해자가 되고 있는데요. 이 숙박 공유 서비스를 두고 전 세계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네요.

이승희 기자 ▷ 그뿐만이 아닙니다. 에어비앤비에 대한 합법성 논쟁 역시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 상담센터 등에 따르면, 금전 문제와 성범죄, 문제 발생에 대한 책임 전가 등, 피해 사례가 적잖게 발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숙박 시장이다 보니, 더욱 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 같은데요. 에어비앤비 내부적으로도 관련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 같아요. 어떤가요?

이승희 기자 ▷ 에어비앤비는 내부적으로, 기술적, 정책적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모든 에어비앤비 사용자가 차별 금지 조항이 담긴 새로운 약관에 동의하게 하는 등, 추가적인 조치를 내어놓고 있고요. 하지만 금전, 성범죄, 인종 차별 문제, 문제 발생에 대한 책임 전가 등 피해 사례는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일단 자체적인 대책 마련이 더 필요할 것 같네요. 그리고 국내에서는 논란이 더 심각해요. 국내에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을 공유하는 건, 불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데. 그런가요?

이승희 기자 ▷ 네. 규정이 모호하기 때문에, 불법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국내법상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숙박 관련 업태로 등록돼야 합법적 운영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태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아직 없는 상태인데요. 해외 법인이라는 이유로 책임에 대해 강제성을 부여하기도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남는 공간을 타인과 공유한다는 순수한 취지가 변질돼, 편법과 탈법이 빚어지고 있는 건데요. 그럼 우리나라에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을 공유해 이익을 취한다면, 어떻게 되나요?

이승희 기자 ▷ 지난 2015년에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국내에서 영업한, 부산의 A씨와 서울의 B씨가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각각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은 일이 있습니다. 에어비앤비의 불법성을 인정한 국내 첫 판례인데요. 이 결과를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변화하는 사회 흐름에 적합한,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우리나라에서 에어비앤비를 통한 숙박 공유는 합법이냐, 불법이냐의 논쟁이 여전한 상태에서, 에어비앤비를 통한 피해는 이어지고, 또 논란은 점점 가중되고 있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떤가요?

이승희 기자 ▷ 프랑스의 대도시들은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파리와 보르도 시는, 에어비앤비로 자신의 집을 단기 임대하려는 개인은, 반드시 지방정부에 사전 등록을 마쳐야 한다는 내용의 조례를 의결했는데요. 여행자들에게 단기 임대된 집들을 정확히 파악해, 지방세 과세의 근거 자료로 활용한다는 명목입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우리나라도 보다 확실한 규정과 제도가 마련되어야 할 것 같네요. 그리고 피해를 막는 것도 중요한데요. 이승희 기자,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악한 숙소에서 벌어지는 피해 사례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승희 기자 ▷ 우선 후기를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에어비앤비에서도 가끔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칭찬보다는 불만글을 꼼꼼히 챙겨보고,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신고해야한다고 조언하고 있는데요. 최근 사고가 많이 발생한 일본의 경우, 오시마랜드 사이트에서, 방문하게 될 숙소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사이트는 자살사건, 시체유기사건, 살인사건 등 과거에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던 건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행객이 먼저 확인하고 조심하는 것이 최우선일 것 같습니다.

원미연 아나운서 ▶ 네. 전 세계 수많은 여행객들이 이용해오고 있는 에어비앤비 서비스는 끊임없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요. 저렴함과 체험 등 여러 장점이 있지만, 인종 차별이나 숙소 몰카 등의 사고가 발생하며 위험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면서, 또 관련 대책도 필요해 보입니다. 키워드 포착. 오늘은 여기서 마칩니다. 이승희 기자, 감사합니다.

이승희 기자 ▷ 네. 감사합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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