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면세점 탈락에 따른 신동빈 롯데그룹 총수의 문제점 토로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안 전 수석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19일 열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최순실씨의 재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안 전 수석은 지난해 3월 11일 신 회장과 가진 오찬자리와 관련해 "(신 회장이) 특허 탈락에 따라 생긴 고용문제가 있다는 정도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신 회장이 면세점 재취득 실패와 관련한 어려움을 대통령에게 잘 말해달라는 취지로 말했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통상적인 경우 대통령이 그런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이야기했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다만 신 회장으로부터 그런 취지의 말을 직접 듣지는 못했고, 자신이 그런 취지를 당시 이해하고 있었는지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은 안 전 수석에게 "신 회장이 면세점 특허 탈락에 따른 대규모 실직 및 고용문제를 언급했다고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안 전 수석은 "오찬을 마치고 오자마자 마침 대통령께서 전화했다"며 "(대통령께) 면세점과 관련된 이야기를 한 기억이 난다"고 답했다.
안 전 수석은 롯데가 면세점 심사에서 탈락한 무렵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가 면세점 특허 수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 사실이 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대기업 독과점 규제에서 시작된 면세점 제도개선 논의가 롯데·SK가 특허 재취득에 실패한 이후에는 특허 갱신, 기간 연장, 서울시 면세점 추가 등으로 방점이 변경됐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런 것들을 포함해 검토할 사항이 많아졌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안 전 수석의 증인신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박 전 대통령이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재판에 나오지 않아 변론을 분리한 채 진행됐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