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향 같다’는 양홍석 “어린 게 단점? 어린 건 장점”

‘부산 고향 같다’는 양홍석 “어린 게 단점? 어린 건 장점”

기사승인 2017-10-24 06:00:00

“어린 게 장점이다”

당초 이번 신인 드래프트는 ‘대어’가 없다는 현장의 평가가 파다했다. 연세대 가드 허훈을 제외하면 즉시 경기에 투입할 만한 선수를 찾기 힘들었다. 

하지만 중앙대 포워드 양홍석(20·195cm)이 얼리로 프로에 나오겠다고 선언하면서 현장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양홍석은 단숨에 허훈과 1순위를 다툴 ‘대어’로 꼽혔다.

좋은 신장과 힘을 갖춘데다가 아시아컵으로 대표팀 경험까지 있는 양홍석이 가세하면서 허훈의 입지도 흔들렸다. 1순위 지명이 유력했던 KT 역시 둘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2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신인 추첨 지명 행사에서 KT가 ‘대박’을 쳤다. 1순위를 뽑은 데 이어 2순위까지 차지하게 되면서 둘을 한꺼번에 품에 안게 됐다.

조동현 KT 감독은 “선수 몸 상태와 컨디션을 확인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전문가들은 이변이 없는 한 KT가 허훈과 양홍석을 모두 지명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사실상 1순위가 허훈이냐 양홍석이냐를 결정하는 일만 남았을 뿐이다. 

양홍석은 전주 출신이지만 부산과 인연이 깊다. 부산 중앙고 박영민 코치가 그를 부산으로 스카우트하며 금명중과 부산 중앙고를 졸업했다. 

양홍석은 부산을 ‘고향’이라 불렀다. 지명 행사가 끝난 뒤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니 신기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직 확정된 건 없지만 그 역시도 KT행을 염두에 두는 듯 했다. 3연패에 빠진 데다 부상자까지 나온 KT를 걱정하기도 했다. 

부산에 대한 애착이 엿보였다. 양홍석은 “부산 사직체육관에서의 추억이 많다”며 “어릴 때 전광판을 보며 춤을 춰서 피자를 받아먹은 적도 있다”고 웃었다.

한솥밥을 먹을 것이 유력한 허훈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양홍석은 “허훈 형은 장난기 있지만 코트에선 카리스마가 대단하다. 함께 뛸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갑작스레 프로진출을 선언한 이유에 대해 “대표팀에 들어가 큰 무대에서 뛰었다. 그런데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기량 발전을 위해 프로 입단 결심을 굳혔다”고 설명했다.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받는 양홍석이지만 프로의 벽은 높다. 얼리로 프로에 입단한 KCC 송교창은 입단 첫 해 혼쭐이 났다. 양홍석 역시 어린 나이에 따른 부족한 경험이 단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양홍석은 이에 개의치 않는 듯 “어리다는 게 장점이다. 다양한 공격루트를 갖고 있기도 하다. 르브론 제임스 같은 지배력을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한편으론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활약 여부에 따라 출전 시간이 결정될 것 같다”며 “내가 잘하고 감독님이 믿어주신다면 많이 뛸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선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몸 상태도 나쁘지 않다. 양홍석은 현재 상태에 대해 “발목이 거의 다 나았지만 경기 감각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언급했듯 KT는 허훈과 양홍석을 동시에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 허훈이 실전 경험으로 다져진 즉시 전력감이라면 양홍석은 잠재성을 지닌 거친 원석에 가깝다. 조동현 감독도 '성장 가능성'을 양홍석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양홍석의 프로적응 여부에 따라 KT의 이번 시즌 결과물도 달라질 전망이다. 

잠실학생체육관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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