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 관계 복원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완화 기대가 커지면서 유통업계가 희망에 차 있다.
사드 보복 전에는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방문객은 모두 1720만명 중 이 가운데 거의 절반인 46.8%가 중국인(806만명)이었다. 그렇지만 올해 들어 사드 사태가 불거지며 올해 1∼9월 입국한 중국 관광객은 526만5923명에서 올해 319만2248명으로 무려 39.4% 줄었다.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 향하는 단체관광을 전면 금지한 3월부터 8월까지만 보면 하락 폭은 더욱 커진다. 지난해 203만6215명으로 작년 동기의 633만4312명보다 무려 61.3% 줄었다.
그러나 양국의 관계 회복으로 중국의 금한령도 해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현재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씨트립(携程)가 최근 한국 여행상품 안내를 재개하고, 상품 구성을 위해 롯데호텔에 실무 협의를 제안한 상태다.
사드 보복으로 큰 피해를 본 면세점업계의 기대가 가장 크다. 면세점은 매출의 70∼80%를 중국인 구매가 차지할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았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시내면세점 매출 중 80%를 중국인이 차지했으며, 공항 면세점을 포함한 전체 매출의 중국 의존도도 70%에 달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지난해 매출의 80% 이상이 중국인 구매에서 나왔다.
롯데면세점은 중국의 사드 보복에 중국인 매출이 30% 급감하면서 전체 매출도 20% 줄었다. 금한령으로 인한 롯데면세점의 피해액은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지난 2분기 29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도 한중관계 개선이 좋은 면세점처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이들 유통업체도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사드 보복에 가장 피해를 많이 받은 기업으로 꼽히는 롯데의 피해액만 1조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전체 업계 피해액은 수조원대로 추정된다.
그러나 롯데그룹은 한중관계 개선을 환영하면서도 그동안 피해가 막심했던 만큼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중국 측의 영업정지로 인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롯데마트 매각 작업을 철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롯데가 감당하기 힘든 손실과 피해를 본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과의 우호적 관계 개선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며 "이번 합의로 롯데를 포함한 기업들의 활발한 활동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