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주방 행복을 책임지는 곳'…LG전자 ‘창원R&D센터’

[르포] '주방 행복을 책임지는 곳'…LG전자 ‘창원R&D센터’

고객의 니즈 반영…전문적인 연구개발 인프라 갖추고 있어

기사승인 2017-11-08 05:00:00

“고객은 자신의 불편을 해결해주는 제품과 만났을 때 ‘와우’라고 말한다. 고객의 숨겨진 니즈를 충족시킬 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우리는 그걸 ‘와우 프로덕트’라고 부른다”

LG전자 H&A사업본부장인 송대현 사장이 7일 경남 창원시 창원제1사업장의 ‘창원R&D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송 사장의 발언처럼 LG전자는 전 세계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품군을 꾸준히 출시해왔다. 냉장고부터 쿠킹에 이르기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지난달 준공식을 연 창원R&D센터 역시 ‘주방 생활 공간에서 고객의 행복을 책임지기 위해’ 만들어졌다.

냉장고, 정수기 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 전 세계 170개국에 공급하는 주방가전들은 모두 이곳에서 개발된다.

◇고객의 다양한 니즈 반영…‘정수기 냉장고’부터 ‘노크온 매직스페이스’까지

LG전자는 이날 창원1사업장의 냉장고 생산라인을 공개했다. 공장에서는 발포 공정을 포함해 조립, 검사 등 전 생산 공정이 모두 이뤄지고 있다. 

냉장고 발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다. 회사 관계자는 “정해진 스펙과 비교했을 때 온도가 더 높아지면 자동으로 라인 운영이 멈춘다”고 설명했다. 

공장 내부가 넓다 보니 근로자들 간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에 대비해 마련된 것이 중앙의 ‘품질 반성회 모니터’다. 직원들은 자사 제품과 관련해 발생한 이슈 등을 모니터 스크린을 통해 공유한다. 현장 근무자의 품질의식을 높이고 실시간 정보현황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품질 반성회는 아침과 점심, 하루 2회 진행된다.

창원공장은 현재 5개의 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1라인은 북미 수출용 냉장고, 2라인은 김치냉장고, 3라인은 사이드바이사이드(양문형) 냉장고, 4라인은 빌트인 사이드바이사이드 냉장고, 5라인은 정수기를 담당한다. 연간 예상 판매량은 약 134만대다.

◇다양하고 전문적인 연구개발 인프라 갖춰

건물 지하라고 하면 주차장을 떠올리기 쉽지만 창원R&D센터는 달랐다. 지하 1층에 주차장 대신 시료보관소가 마련되어 있다. 그만큼 시료 분석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시료는 개발단계에 있는 모든 제품을 일컫는다. 시험 단계인 제품, 미출시된 제품들도 모두 해당한다. 시료마다 개발 담당자의 이름과 연락처 등이 적힌 라벨이 붙어있다. 

연구진들은 제품을 설계 및 테스트하다 생각을 전환하고 싶을 때 지하를 찾는다. 실제로 많은 연구진은 시료 보관소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시료보관소는 1322㎡(약 400평)의 부지이며 750대까지 보관할 수 있다. 현재는 500대의 시료가 보관되어 있다.

4층은 4대의 3D프린터가 전시된 3D프린터실이다. 7000만원부터 8억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가격대와 크기를 자랑하는 프린터가 마련되어 있다. 프린터별로 만들 수 있는 부품 크기도 제각각이다. 주로 신규 부품을 적용하기 전 모형을 만들 때 사용된다.

과거 외부 업체에 제작을 맡겼으나 보안상의 문제로 지난 2014년부터 사내에서 제작하게 됐다. 사내제작으로 변경한 뒤 소요시간이 30% 감소했으며 비용 역시 연간 약 7억원 절약됐다.

제작 시간은 부품 크기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1~2일이면 웬만한 부품 제작이 모두 가능하다. 냉장고 사업부의 부품 중 80%까지는 커버할 수 있으나 퀄리티가 좋거나 고강도인 부품은 만들 수 없다.

회사 관계자는 “마이크로미터의 크기로 제작되며 오차는 전무하다”고 강조했다.

14층은 조리기구 개발실이 준비되어 있다. 연구원들은 이곳에서 요리 성능평가를 통해 신메뉴를 개발한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이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현지 특색이 살아있는 로컬 메뉴 개발에도 힘쓴다.

신메뉴 개발 단계는 4단계다. 첫 번째로 레시피를 검색해 표준화한다. 이후 전통 기기를 통해 요리해보거나, 유명 레스토랑을 방문해 체험하는 등 기존 방식의 요리를 체험한다.

세 번째로는 맛의 정도, 외관, 향미, 질감 등 ‘맛 체험’을 거친다. 마지막으로 고객 평가를 한다. 예를 들면 빵집 등에서 쓰이는 상업용 오븐인 ‘Deck oven’에서 구운 빵과 LG전자 오븐으로 구운 빵을 비교하는 것이다. Deck oven에서 구운 빵에 맛이 최대한 가까워질 수 있도록 노력한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쳐 국내에서 출시된 광파오븐에는 130가지의 자동 요리 기능이 장착되어 있다. 연구원들은 기름 없이 튀김 요리를 할 수 있도록 ‘건강 튀김메뉴’를 개발하는 등, 소비자의 건강에 초점을 맞춘 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 ‘스마트 공장’으로 탈바꿈…2023년 완공 예정

송 사장은 이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스마트 공장’ 건축과 관련해 “지어진 지 40년이 지난 창원1사업장을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춘 스마트 공장으로 만들기 위해 (재건축) 설계에 들어갔다”면서 “R&D센터와 생산공장을 통해 가전사업의 메카 역할을 지금보다 훨씬 더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 공장을 LG전자의 주방가전 전 제품을 생산하는 통합 생산동으로 만들 것”이라며 “공장에 지능화‧정보화 시스템을 도입해 R&D센터에서 개발한 제품들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겠다”고 덧붙였다.

스마트 공장의 인력 충원과 관련해서는“생산량 및 제품의 복잡도가 증가할 거라는 추정 하에 간략하게 계산해봤다”면서 “(직원이) 250명 정도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5년이 지나면 1000여명이 늘어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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