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호찌민] 호찌민에서 만나는 ‘한·베 미술’의 품격

[여기는 호찌민] 호찌민에서 만나는 ‘한·베 미술’의 품격

기사승인 2017-11-14 16:32:32

 

한국과 베트남을 대표하는 예술인과 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전시회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리고 있다. 양국의 예술품들을 비교·감상할 수 있는 흔치않은 자리에 현지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양국 대표 작가들이 펼치는 예술의 향연, 그리고 소통의 장이 될 ‘한-베 미술교류전’은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의 전시행사 중 하나로 마련됐다.

엑스포 개막일인 지난 11일부터 12월 3일까지 행사 전 기간 동안 호찌민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회에는 회화, 공예, 민화, 자수, 누비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한국과 베트남을 대표하는 작가 250여명의 작품 35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전통 수묵화의 거장 소산 박대성 화백과 국가무형문화재 제107호 김해자 누비장, 실감나는 혼자수 기법으로 유명한 이용주 작가 등 한국 대표 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박대성 화백의 수묵화는 시립미술관 1층에서 만날 수 있다. 박 화백은 불국설경, 우공투양도, 남산 등 50여점의 작품을 선보여 세계인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이 중 ‘우공투양도’는 2015년 미국 뉴욕에서 가진 개인전에서 호응을 받은 작품으로 가로 4m가 넘는 대작이다. 황소 두 마리가 대거리를 하고 있는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2층은 김해자 누비장의 누비작품과 이용주 작가의 자수 작품이 전시된다. 김해자 누비장은 겹누비 까치두루마기, 누비 색동저고리 등 20여점을 출품했다.

이용주 작가는 첨성대, 모전석탑 등 경주의 문화재와 숭례문, 덕수궁 중화전 등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재와 베트남 위인들을 혼(魂)자수로 표현한 2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또 경북미술협회와 경주미술협회 소속 화가들의 회화작품을 전시하며, 경주미술협회는 경북지역의 풍경 및 문화재와 현대미술, 경북에 거주하는 국전 초대작가 작품, 한국전통 민화, 불화 등 100여점을 호찌민에 소개한다. 전통민화연구소 소속 작가들은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민화작품을 선보이고, 경주민화협회 소속 작가들의 작품도 소개된다.

대구·경북공예협동조합 도예협회 소속 작가들의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공예미학이 돋보이는 작품들도 전시된다. 도자, 종이, 섬유, 금속, 목칠 등 출품분야도 다채롭다.

베트남을 대표해 30여명의 호찌민 미술협회 소속 화가들도 참여한다. 이를 통해 한국과 베트남 작가들이 소통하는 장이 펼쳐질 예정이다. 경북미술협회와 호찌민 미술협회간의 별도 미술교류전도 오는 17일까지 호찌민시 문화전시관에서 개최된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지난 11일 이곳에서 열린 ‘한-베 미술교류전’ 개막식에 레 탄 리엠 호찌민시 부시장과 함께 참석해 양국 예술가들과 전시관을 돌아보며 작품설명을 듣기도 했다.

공예조합 도예협회 소속 안진석 작가는 이날 현장에서 레 탄 리엠 호찌민시 부시장에게 작품 ‘달을 담은 항아리’를 전달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레 탄 리엠 호찌민시 부시장은 생각지도 못한 선물에 무척 감동하며 안 작가에게 “집이나 사무 공간 등 이 작품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고 감상하겠다”고 전했다.

안 작가는 “호찌민 부시장이 전시장을 둘러보던 중 제 작품 앞에 멈춰서 ‘마음에 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협회 차원에서 양국의 화합의 정표로 기증하자고 결정했다”며 “한국도자공예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를 통해 베트남과 우리나라 도자기의 유사성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양국 도예가들 사이에 많은 교류가 있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윤범모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전시총감독은 “한국과 베트남은 역사적으로 연결고리가 큰 나라다. 경제 분야 등 양국의 협조체제가 날로 강화되는 가운데 문화예술분야 교류는 의미가 크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양국의 문화교류가 보다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모쪼록 지구촌의 많은 방문자들이 한·베 문화의 매력을 발견하고 예술적 향수와 영감을 얻어 가기를 바란다”면서 “문화교류를 통한 양국의 발전을 위해 양 도시의 예술가들이 많은 협력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베 미술교류전 전시 입장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입장료는 무료다.

호찌민=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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