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들이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로 인한 피해를 직격으로 맞은 2분기에 비해 3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한중관계 해빙 무드를 타고 앞으로 더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올해 3분기 매출 1조4366억원, 영업익은 276억원으로 지난 분기에 비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분기에는 298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해 업계에 충격을 준 바 있다.
호텔신라 면세사업부인 신라면세점의 3분기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한 9492억원, 영업익은 27% 증가한 235억원이었다. 신라면세점은 2분기에도 영업적자 수준으로 떨어지진 않았지만 매출과 영업익이 각각 작년 동기 8%, 47% 감소했었다.
신세계면세점은 첫 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신세계디에프는 3분기 2707억원의 매출과 영업익 97억원의 실적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993억원, 영업손실 197억원)보다 매출은 173% 증가하고 영업익도 294억원 증가했다. 지난 2분기 44억원 적자에 비해서도 크게 증가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흑자 기조를 이어간 HDC신라면세점은 3분기 영업익이 24억1700만원을 기록해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2분기에 비해 영업익은 25배가량 급증했고 매출은 약 30% 늘었다.
3분기 면세점들의 실적이 전 분기보다 좋아진 이유는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관계 악화의 영향을 미처 수습하지 못했던 전 분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면세점들은 줄어든 관광객에 대응해 보따리상 등을 적극 활용하고 비용절감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늘리고 이익도 개선했다.
여기에 면세점들은 한중 해빙 무드로 인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실적이 좋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면세점들은 중국의 쇼핑축제인 11월 11일 광군제 행사기간동안 높은 매출을 올렸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5~11일 중국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신라면세점의 경우 지난 1~11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
한류 스타를 영입하고 중국 SNS를 활용하는 '대 중국 마케팅'도 다시 활기를 얻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방탄소년단을 새 모델로 영입했다. 한류스타들을 이용한 해외 팬 공략에 나선다는 신호다.
신라면세점은 중국 내 SNS 스타인 왕홍들을 초청해 신라면세점 홍보영상을 촬영하며 중국인에게 어필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중국의 카카오톡으로 불리는 대표 메신저 '위챗'과 손잡고 신세계면세점 계정을 팔로우하면 다양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면세점들은 아직 중국 관광객의 패키지 여행 상품이 재개되지 않아 섣부른 판단은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앞으로 한중관계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중 마케팅을 개시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본격적인 사드 해빙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지는 않고 있다"면서도 "본격적인 사드 회복 국면이 펼쳐지면 더욱 큰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