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와 유럽 51개국 교육부 장관이 참석하는 제6차 아셈(ASEM) 교육장관회의가 오는 21일 서울에서 열린다. 이 자리에서 아셈 교육협력 10년의 비전을 제시할 예정인 한국은 온라인 공개강좌 공동 개발 등을 담은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연계’ 계획을 이끈다.
“현재까지의 교육 성과를 측정하고 향후 10년간의 교육을 논하는 교육장관회의에서 MOOC를 통한 교육 교류가 성사됩니다. 아시아와 유럽 간 많은 교류가 있는 것 같지만 실상을 보면 실질적인 교육 소통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 회의에서 MOOC를 매개로 국가 및 대학 차원의 공유 활성화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이번 교육장관회의에 미래 연계 교육의 대안으로 MOOC를 화두로 올렸다. 이원근 원장 직무대행은 장관회의에 앞서 20일 개최되는 포럼을 통해 아셈 MOOC 네트워크의 추진현황 및 방향에 대한 보고와 콘텐츠 개발 협약식 등이 이어진다고 소개했다.
“해외 대학과의 유학, 체험 등의 교류는 물리적으로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지만, MOOC는 보다 직접적이고 다양한 커리큘럼 운영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국가 간 이뤄지는 교육 및 문화의 이해 증진은 곧 아셈 협력 프로세스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등교육과 평생학습 교류를 증대시키는 데 있어 온라인 공개강좌가 큰 도움이 될 겁니다.”
협약식에서 제주대학교는 태국의 두짓타니대학교, 마에파루앙대학교와 관광 콘텐츠 공동 연구·개발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는다. 이들 대학은 관광경영 분야에서 ‘이코 투어리즘(Eco tourism)’, ‘시니어 투어리즘(Senior tourism)’, ‘스포츠 투어리즘(Sports tourism)’ 등 3가지 항목을 정해 대학별 1~2개 강좌를 개발하고 연계 강좌까지 추진하기로 사전협의를 마친 상태다.
더불어 데이터사이언스 분야에서 이미 3개 강좌의 개발을 마무리 중인 고려대학교와 태국 출라롱콘대학교는 공과대학장들이 나서 콘텐츠 공유 서명식을 갖고, 이어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인 K-MOOC와 프랑스 FUN-MOOC도 7개 한국어 강좌 운영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올해 국내 70개 대학이 300개 강좌를 제작·운영하고 있는 K-MOOC는 이제 직무교육과정인 ‘나노디그리(Nano-degree)’ 등의 비중을 확대해 가고 있습니다. 국제적 콘텐츠로 도약하기 위한 밑바탕을 갖춘 셈이죠. 공유를 통해 학습자들은 국가별 콘텐츠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그 나라의 수준과 발전 분야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것이죠. 궁극적으로 보다 질 좋은 강좌를 이끌어내는 내실 있는 교류가 될 것입니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은 K-MOOC를 세계에 내놓기 위한 기초작업을 지난해부터 착수해 전개했으며, 올해 초 기획을 본격화했다. 특히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교류를 염두에 뒀다. 이들 국가들은 한국에 대한 관심이 크기도 하지만,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교육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기도 하다. K-MOOC는 한국의 교육과 문화를 깊이 있게 전파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K-MOOC의 추진 방향은 외교 저변을 넓혀 영향력을 키우는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과도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대학이나 기관의 명성에 따라 관계가 성립되고 유지됐다면 앞으로는 K-MOOC 등 양질의 강좌로 인정하고 인정받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이죠. 국가가 연결돼 교육 콘텐츠의 품질을 함께 고민하고 규제해보자는 것인데요. 유럽 등과는 달리 아직 MOOC 컨소시엄이 없는 동아시아권을 연계해 한국 교육의 위상을 증명할 기회를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더불어 K-MOOC가 실효성 있는 수단으로써 활용돼, 국내외 대학 간 이뤄진 수많은 협력 관계의 미진한 후속 성과를 이끌어내는 사례가 이어지길 바랍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