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속도 빠른 영유아 4명중 1명 이상 ‘비만’…편식하면 ‘저체중’ 높아

식사속도 빠른 영유아 4명중 1명 이상 ‘비만’…편식하면 ‘저체중’ 높아

기사승인 2017-11-21 15:47:19
밥을 빨리 먹는 영유아에서 ‘비만’이 많이 발생하고, 편식하는 영유아는 ‘저체중’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영유아 건강검진 자료를 활용해 영유아의 영양관련 건강행태 빅데이터 분석 자료를 공표했다.

지난 5년간 영유아 건강검진 빅데이터를 분석해보면 6차 검진(54~60개월)에서 저체중 분율은 증가하고, 7차 검진(66~71개월)에서 비만 분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차 검진에서 전체인원의 저체중 분율은 ‘16년 전체 4.09% 수준으로 ’12년도(3.63%) 대비 13%가 증가했으며, 남녀 모두 증가(남자 ‘12년 3.71% → ’16년 4.25%, 여자 ‘12년 3.54% → ’16년 3.93%)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차 검진에서 전체인원의 저체중 분율은 ‘16년 전체 4.31% 수준으로 ’12년도(4.30%) 대비했을 때 큰 차이가 없었다. 
       
6차 검진에서 전체인원의 비만 분율은 `16년 전체 6.57% 수준으로 ‘12년도(6.65%) 대비 2% 감소(남자 ‘12년 6.39% → ’16년 6.25%, 여자 ‘12년 6.93% → ’16년 6.91%)한 양상을 보이나, 7차 검진에서 전체인원의 비만 분율은 ‘16년 전체 7.68% 수준으로 ’12년도(7.30%) 대비 5%가 증가했으며, 남녀 모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기준 편식경향이 있는 경우는 42.5%, TV 2시간 이상 시청하는 비율은 32.0%, 아침을 거르는 비율은 4.8%, 식사 속도가 빠른 비율은 4.1%로 나타났다.

특히, 편식경향이 있는 경우는 5년 사이 1.72배(`12년 24.6% → ‘16년 42.5%) 증가했고, 아침을 거르는 행태는 1.17배(’12년 4.1% → ‘16년 4.8%)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2016년 기준 영양관련 문항별 응답자의 저체중 및 비만율을 살펴보면, 편식을 하는 경우와 아침을 거르는 경우 전체 수검자 대비 저체중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편식을 하는 경우 4.54%가 저체중으로 이는 6차 검진 수검자 전체 저체중율인 4.09%보다 높았고, 아침을 거르는 경우 4.39%가 저체중으로 7차 검진 수검자 전체 저체중율인 4.31%보다 높았다.

또 식사속도가 빠르면서 TV를 2시간 이상 시청하는 경우 전체 수검자 대비 비만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사속도가 빠른 경우 28.43%가 비만으로 전체 6차 수검자의 4.3배, TV를 2시간 이상 시청하는 경우 8.33%가 비만으로 전체 6차 수검자의 1.2배, 아침을 거르는 경우 8.75%가 비만으로 전체 7차 수검자의 1.1배 비만율이 더 높았다.

편식경향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든 문항에서 비만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문항을 조합해 분석한 결과 식사속도가 빠르면서 TV를 2시간 이상 시청하는 비만율이 32.2%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전체 수검자에 비교해 약 4.9배에 해당됐다.

특히 아침을 거르는 행태는 지난 5년간 저체중과 비만 모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16년 기준 전체 7차 수검자 대비 저체중은 1.01배, 비만은 1.14배 높은 수치로 영양불균형과의 연관성을 보였다.

건보공단 빅데이터운영실 김연용 건강서비스지원센터장은 “이번 분석에서는 2015년에 영유아검진의 전체적인 문항 변동으로 인해 일부 문항에 대한 분석만 이루어졌지만, 향후 건강보험 빅 데이터를 이용해 지속적인 추적 관찰해 영양 상태에 대한 주기적 모니터링 및 성인 비만과의 연관성을 밝혀내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7차 수검 시기에 6차 수검 시기보다 비만 분율이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문진수 교수는 “체질량지수는 6차에서 7차로 넘어가면서 정상적으로 증가하나, 체질량지수 수치가 커지는 것을 넘어서 비만 유병률 자체가 늘어나는 것은 문제”라며, “7차 수검 시기에 6차 수검 시기보다 비만 분율이 늘어나고, 또한 과거보다 급증한 것은 공중보건학적으로 영유아 비만이 늘어나는 분명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비율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급증하게 되는데 이대로 가면 향후에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및 성인 비만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비만대책위원회 문창진(차의과학대학교 교수) 위원장은 “맞벌이가구가 일반화된 오늘날 쉽진 않겠지만 1차적으로는 영유아의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위한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며, 보다 근본적으로는 보육시설 확대 설치, 육아휴직제도 실시 등 육아환경 개선을 위한 사회적 지원책이 강구되어야 한다”며 “영유아의 저체중과 비만문제는 평생건강을 위한 기본출발점이자 미래한국사회의 건강성을 확보하기 위한 초석이며, 영유아 건강검진실시를 기초로 영유아의 영양행태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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