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슈퍼주니어가 홈쇼핑에 떴다'… CJ오쇼핑 패딩 판매 촬영현장

[르포] '슈퍼주니어가 홈쇼핑에 떴다'… CJ오쇼핑 패딩 판매 촬영현장

유쾌하고 즐겁게 촬영…프로다운 순발력도 엿보여

기사승인 2017-11-24 08:25:09

"우리는 슈퍼주니~어에요!"

지난 20일 오후 10시 20분 CJ오쇼핑 B스튜디오. 방송 리허설에 들어가자 슈퍼주니어의 대표 구호가 우렁찼다. '블랙수트'로 컴백한 슈퍼주니어가 홈쇼핑에 출연을 앞둔 시점이었다.

이날 슈퍼주니어는 음원 판매량이 높으면 홈쇼핑에 출연해 블랙수트를 팔겠다는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홈쇼핑 나들이에 나섰다. 왼쪽에는 제품이 걸려 있어 제품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할 수 있느 오른쪽 메인에는 모델처럼 포즈를 취할 수 있는 런웨이가 만들어져 있는 큰 세트가 조성됐다. 

사실 방송 시작 전에도 슈퍼주니어는 바빴다. 이번 방송에서 팔 '싸이엔 롱패딩'을 입고 자료화면으로 나갈 제품 연출컷을 촬영하기 위해서였다. 4분할로 나누어진 화면 속에 담길 것이었는데 이들은 예능 베테랑이어선지 지시 없이도 꾸밈 없이 재미있는 포즈를 선보였다. 히트곡 '쏘리쏘리'의 안무를 응용하기도 했고, 드라마 여주인공 같은 수줍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은혁과 신동은 촬영 중간에 "신기해, 신기해" "재밌어, 재밌어"를 연발하며 즐겁게 사진을 찍었다. 연출컷 촬영 기간 서로 '모니터링'도 아낌없이 해주었다. 엉뚱한 포즈를 취하는 한편 모자를 여미며 수줍은 포즈를 취하는 신동의 행동에 은혁은 몸을 꺾어가며 웃었다. 현장 분위기는 매우 화기애애했다.

다만 촬영에는 프로페셔널로 임했던 이들이 촬영이 끝내고 쉬는 장소로 이동하면서는 첫 홈쇼핑 방송인 만큼 나름 '긴장된다'는 말을 나누기도 했다. 방송에 들어가기 직전 잠시 짬을 내어 CJ내부 방송에 쓰일 인터뷰를 촬영하기도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은혁은 "첫 방송처럼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고, 이특은 "완판을 기대하며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김희철은 "오늘 방송이 끝이 아니고, 나중에 횡성 한우라든지 다른 걸 팔겠다"고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드디어 방송 시작. "첫 아이돌 출연, 이 방송 실화냐?" 성우의 익살스러운 목소리와 함께 찍어 놓은 자료화면이 나가면서 슈퍼주니어의 방송이 시작됐다. 동지현 쇼호스트, 이민웅 쇼호스트와 함께 슈퍼주니어 신동, 동해, 예성, 희철, 은혁, 이특이 함께했다.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라이브톡에는 순식간에 568명이 들어섰다.

리더인 이특이 홈쇼핑 채널에 대한 경험을 늘어놓으며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었다. 이특은 "홈쇼핑 채널에서 많이 산다. 음식이라든지, 강아지 사료 건조기 등을 홈쇼핑에서 샀다"며 "가격 비교도 하고 생방송이 확실히 싼 걸 느낀다. 원플스원이 많아 더 이득이다"라고 말했다. 

방송 시작 후 5분이 지나자 라이브톡 접속합계가 1078명을 찍었다. 이중 모바일 접속자는 797명이었다. 주문은 4445개. 전화주문으로는 443건, 몰에서는 4130건으로 비중은 전화가 10%, 몰에서의 접속이 90%였다. 슈퍼주니어 인기가 대단함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번 방송에서 메인 쇼호스트 격으로 활약한 이특이 왼쪽 무대로 가서 동지현, 이민웅 쇼호스트들과 따로 말을 나누는 동안 희철, 예성 등은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며 무대에서 '놀았다'. 너무나 해맑은 신동의 4분할 컷 장면이 잡히면서 스튜디오 주변에 모여 있던 CJ오쇼핑 직원들은 '푸핫'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이후로는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한 슈퍼주니어 멤버들의 개인기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희철은 민경훈, 김장훈 성대모사를 패딩 판매에 맞게 순간적으로 전환해 놀라움이 느껴질 정도였다. 개인기 방출 때문인지 2초만에 300콜이 증가했다. 은혁은 김종서의 '겨울비'를 개사해 패딩을 팔았다. 신동이 한 방송 프로그램 성우 성대모사를 한 순간엔 3000여 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특은 쇼호스트와 함께 패딩의 다양한 기능을 소개했다. 계단을 올라가거나 할 때 다리 움직임을 편하게 하기 위해 아래 자크를 소개할 때 자세가 불편해선지 잘 안 열려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땀을 쥐게 했다. 방수 기능 선전을 위해 물총으로 옷에 물을 뿌려보다가 엉뚱하게 얼굴에 물을 뿌려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특이 쇼호스트들과 고군분투했다면, 나머지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주머니 안에 캔커피를 넣거나 장미꽃을 꺼내면서 주머니가 넉넉하다는 걸 태연하게 보여줬다. 

이런 노력이 통했는지 오후 11시 16분 당시, 패딩 1만세트를 판매 돌파했다. 오후 11시 17분에는 주력 상품인 여성 블랙 66이 매진됐고 남성 블랙 95도 매진됐다. 슈퍼주니어는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퇴근해도 되냐고 묻기도 했다. 

오후 11시 24분이 지날 때에는 주요 사이즈인 여성 블랙 55, 66, 77과 화이트 66, 77이 매진됐다. 남성의 경우 블랙 전사이즈가 매진됐고, 네이비 95, 105, 110과 화이트 110이 매진되며 방송에서 계속해서 매진 시그널이 떴다. 

'신동 효과'라고 할 정도로 신동의 옷이 계속해서 완판되어 쇼호스트들도 놀라움을 나타냈다. 신동이 방송 처음부터 입은 블랙 110과 화이트 110이 모두 완판된 것. 신동의 핏을 보고 어울린다고 생각한 많은 이들이 구매 버튼을 누른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슈퍼주니어는 방송 내내 매우 적극적이었다. 기본 컬러인 블랙과 화이트 외에 희철이 입은 그레이 컬러가 부진하다고 설명하니 즉석에서 그레이 삼행시를 짓는 등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희철은 그레이 컬러에 대해 "그레이는 부유한 느낌이 나지 않나"라며 "저 돈을 많이 버는 사람 같죠?"라며 익살을 부렸다. 

한참 방송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가 홈쇼핑 방송의 사령관이라고 할 수 있는 부조정실로 자리를 옮겼다. 급박한 환경 속 부조정실에서는 소리 없는 전쟁이 지속되고 있었다. 

방송을 총괄하는 PD는 여러 대의 카메라로 찍히는 장면을 수시로 모니터링하며 "줄세워서 찍고 넘어갈 거예요", "들어갑니다 카메라2" 등 끊임없이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다. 큐 소리가 나자 그대로 방송에 반영됐다. 그 순간, 여성 블랙 44 사이즈가 매진됐다. 자막 담당자가 "여성 블랙 44 매진 칠게요"라는 말이 들려왔고 방송에서 음악 소리와 함께 '여성 블랙 매진'이 떴다. 

"정면 8번 9번"이라며 카메라를 지시하던 PD는 매진 상황을 체크하면서도 "(시청자와의) 전화 3분 정도 진행할게요"라며 시청자와의 전화를 현장 감독에게 지시했다. 방송 중반부터는 슈퍼주니어의 CD를 보여주며 앨범에 대한 소개와 공연에 들어갔다. 휙휙 바뀌는 방송 현장이 놀라울 정도였다. 

이런 노력이 통했는지 이날 63분동안 진행된 방송은 1만8400개 세트가 팔렸고, 총 주문액은 20억원, 종 취급고는 10억원에 달했다. 목표 달성률은 무려 260%에 달했다. 방송 시청률 또한 월요일 평소 방송 대비 6배 가까운 시청률을 올렸다. 

실적뿐만 아니라 의미도 있었다. CJ오쇼핑은 첫 대형 아이돌 출연이라는 물꼬를 텄다. 이에 따라 앞으로 스타들도 홈쇼핑에 들어올 수 있는 문이 열렸다.  이 같은 개방적이고 유행에 민감하며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CJ오쇼핑만의 분위기에서 탄생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희경 CJ오쇼핑 부장은 "CJ오쇼핑은 그동안 뮤지와 유세윤으로 이루어진 UV의 CD 판매방송, 루시드폴의 귤 판매방송 등 뮤지션과 홈쇼핑의 이색 만남을 성사시킨 바 있다"며 "앞으로 홈쇼핑이 문화 콘텐츠의 장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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