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오후 1시35분께 40대 남성 A씨가 자신의 통장에 들어 있는 현금을 인출하기 위해 경남 창원시청에 있는 농협은행을 찾았다.

하지만 불과 5분 뒤 A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대체 어찌된 영문일까?

A씨가 이날 찾으려고 했던 현금이 자그마치 1000여 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A씨 통장 내역에는 평소 이 수준만큼의 현금거래가 있지 않았다.

아무래도 이를 수상히 여긴 은행직원이 112에 신고한 것이었다.

조사 결과 A씨는 ‘신용도를 높여주겠다’는 보이스피싱 인출책의 꾐에 넘어가 자신의 통장에 들어온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현금으로 찾아 인출책에게 전달해주려고 한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중부경찰서는 A씨를 사기 사건의 공범으로 입건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씨를 검거하는데 결정적 신고를 한 은행직원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앞서 창원중부경찰서는 지난 3월 보이스피싱 범죄가 ‘대면편취형’으로 지능화함에 따라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두고 지역 내 100여 개 금융기관과의 간담회를 여는 등 대응에 나섰다.

특히 경찰은 평소 현금거래가 없던 고객이 갑자기 거액의 현금을 인출할 때 112에 신고해 줄 것을 금융기관 측에 당부하며 자체 제작한 포스터를 나눠줬다.

대면편취형 사례를 분석한 결과 보이스피싱 범행을 막는 데는 일선 은행 창구 직원의 판단과 조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경찰은 이번 사례가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을 위한 금융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체계의 결과라는 데에 의의를 뒀다.

김희규 창원중부경찰서장은 “앞으로도 금융기관을 상대로 적극적인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예방 활동과 금융기관의 범죄신고 활성화로 보이스피싱으로부터 시민의 피해를 방지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