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 본다”… 교차지원·비실기로 여는 진로

“잠재력 본다”… 교차지원·비실기로 여는 진로

기사승인 2017-12-07 03:00:00

정시 모집을 앞두고 입시 전문가들은 자신이 응시한 수능 유형과 지원하려는 모집 단위가 맞지 않아 고민이 될 경우 응시 영역과 관계없이 지원 가능한 교차 지원을 활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실기 준비 없이 예체능 계열의 문을 두드려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 같은 지원에 있어 진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전제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인문계열의 의대·치대·한의대 지원

의대, 치대, 한의대는 대표적 자연계열 모집단위라 할 수 있다. 이들 대학 대부분은 모집 단계에서 수학(가)형과 과학탐구 응시자로 자격 제한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의학계열 정시에도 인문계열 즉, 수학(나)형과 사회탐구 응시자가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 있다. 잠재력을 지닌 학생들이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마련한 ‘교차 지원’이 그것이다.

이화여대 의예/인문은 수학(나)형 응시자만 지원할 수 있고, 탐구영역은 사회탐구와 과학탐구 응시자 모두 가능하다. 수능 점수만으로 가군에서 6명을 선발하며, 국어 25%+수학(나) 25%+영어 25%+탐구 25%로 4개 영역을 동일 비율로 반영한다. 2017학년도 정시 가군에서 6명 모집에, 23명이 지원해 3.83:1의 경쟁률을 보였다.

원광대 치의예/인문은 수학(나)형과 사회탐구 응시자의 지원을 받는다. 나군에서 5명을 모집하고, 국어 28.57%+수학(나) 28.57%+영어 14.29%+사회탐구 28.57%의 반영비율을 적용한다. 전년도 경쟁률은 6:1이었다.

가천대 한의예/인문은 수학(나)형과 사회탐구 응시자만 지원할 수 있고, 나군에서 10명을 모집한다. 백분위를 반영지표로 활용하며, 국어 25%+수학(나) 30%+영어 25%+사회탐구 20%의 반영비율을 갖는다. 전년도 10명 모집에 35명이 지원해 3.5: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김일태 가천대 입학팀장은 “교차 지원을 시행한 지 4년 이상 됐는데 인문계 학생들이 수업을 따라가는 데 문제될 게 없었다”며 “가천대 한의예과는 인문, 자연 모집 비율을 동일하게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의대, 동신대, 상지대, 세명대 한의대 등도 교차 지원을 허용하지만, 수학(가)형이나 과탐 선택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한다는 점을 살펴야 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교차 지원에서 중요한 게 가산점 등에 따른 유·불리를 따지는 것이다”라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경쟁에서는 소수점 하나로 당락이 엇갈릴 수 있는 만큼 대학별 반영 비중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자신에게 맞는 전형을 찾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실기 없이 수능 성적으로 뽑는 예체능 인재

예체능 계열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실기 준비에 따른 부담이 커 관련 학과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에 일부 대학은 실기실력을 배제한 선발 과정을 마련해 진학의 문을 넓히기도 했다. 이들 대학은 정시를 통해 실기 없이 수능 성적으로 예체능 인재를 모집한다.

단국대(죽전) 영화/이론·연출·스탭 및 연극/연출·스탭 전공은 예체능 계열이지만, 실기 없이 수능100%로 선발한다. 가군에서 영화/이론·연출·스탭은 5명, 연극/연출·스탭은 4명을 선발한다.

수능은 국어 50%+영어 50%로 2개 영역만 반영하고, 한국사는 등급별 가산점을 부여한다. 전년도 경쟁률은 영화/이론·연출·스탭은 8.8:1, 연극/연출·스탭은 8.11:1이었다.

동국대 영화영상은 수능만으로 9명을 선발한다. 모집 군은 가군이며, 국어 35%+수학(가·나) 25%+영어 20%+탐구(사·과) 20%를 적용한다. 지난해 22명 모집에 103명이 지원해 4.68:1의 경쟁률을 보였다.

중앙대는 가군에서 영화, 공예/비실기, 산업디자인/비실기, 시각디자인/비실기, 실내환경디자인/비실기, 패션디자인/비실기를, 나군에서 문예창작과 사진전공을 수능 100%로 뽑는다. 디자인학부의 경우 수능일반전형과 실기전형을 각각 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영화전공은 국어 40%+수학(가·나) 40%+탐구(사·과) 20%로, 문예창작과 사진, 디자인 관련 학과는 국어 40%+수학(가·나) 20%+탐구(사·과) 40%의 비율을 적용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비실기 전형의 경우 실기가 포함된 전형에 비해 높은 수능 점수를 요구한다는 점은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교차 지원 또는 비실기 전형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미래에 대한 진로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포괄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즉흥적 지원은 경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전형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해당 학과 및 교과에 대한 성향 등을 충분히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무엇보다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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