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해 경쟁사 시설 훼손부터 광고 마케팅 갈등까지 연달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SK텔레콤이 최근 지상파 방송사와 선보인 평창 응원 캠페인 영상을 불법 마케팅으로 보고 대한 방영 중단 및 재발 방지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영상은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김연아가 등장하는 SBS 캠페인 2편,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선수가 나오는 KBS 캠페인 1편 등 총 3편으로 각각 SK텔레콤이 협찬사로 참여했다.

이들 영상에는 ‘씨유 인 평창’, ‘웰컴 투 5G 코리아’라는 문구와 배경음악 등 SK텔레콤 광고를 연상시키는 요소들이 담겨 있다. 평창 올림픽 로고 등이 직접 담기지는 않았지만 고유 상표 등록 단어인 ‘평창 2018’과 영상에서 동계올림픽 종목을 소개하며 보여지는 자료 등에 저작권 침해 여지가 있다는 것이 문제로 제기됐다.

조직위는 공식 후원사가 아닌 SK텔레콤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자사 마케팅에 부적절하게 활용, 이른바 ‘앰부시(ambush·매복) 마케팅’을 한 것으로 보고 중단을 요청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통신 분야 공식 후원사는 SK텔레콤의 경쟁사이기도 한 KT다.

SK텔레콤은 앞서 2002 한일 월드컵 당시에도 ‘붉은악마’ 응원단을 소재로 이 같은 마케팅을 펼치며 공식 후원사인 KT 이상의 홍보 효과를 누려 대표적 앰부시 마케팅 사례를 남긴 바 있다. 당시 KT는 앰부시 마케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미미한 데다 이를 막을 법적 근거가 부족해 이에 대응하지 못했고 이번에 또 다시 후원사 권익 침해가 우려되는 상황에 처했다.

평창에서 SK텔레콤의 불협화음은 이뿐이 아니다.

지난달에는 24일 평창 IBC(국제방송센터) 방송 중계망 시설을 훼손해 KT로부터 업무방해죄와 재물손괴죄로 피소를 당하기도 했다. 공식 방송 파트너인 OBS의 경기 중계를 위한 KT의 광케이블 관로를 절단하고 자신들의 통신용 설비를 연결한 것이다.

이 일로 논란이 일자 SK텔레콤은 ‘현장 작업자의 착오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부랴부랴 복구에 착수했지만, 조직위 측에 확인 결과 해당 관로는 방송 전용으로 확보된 시설로 SK텔레콤 측이 통보 없이 무단 사용·훼손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키웠다.

공교롭게도 SK텔레콤이 이처럼 잡음을 내고 있는 평창에서는 경쟁사 KT가 차세대 5G 네트워크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 역시 2019년 5G 조기 상용화를 선언하고 KT와 경쟁에 나선 상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이라는 큰 마케팅 기회를 경쟁사에 내준 SK텔레콤의 초조함이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방송사 측에서도 후원사들의 권익이 침해당할 수 있는 마케팅 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를 지키지 않은 데 대한 시정을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