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해상봉쇄는 선전포고”…美·中·露 대북제재 두고 갈등 첨예화

北 “해상봉쇄는 선전포고”…美·中·露 대북제재 두고 갈등 첨예화

기사승인 2017-12-11 14:35:05

북한의 미사일 도발 이후 미국이 대북 제재 수위를 높였다.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추가 제재에 반발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더 위태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범죄적인 해상봉쇄 책동을 당장 중단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냈다. 논평은 “우리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발사로 궁지에 몰린 미국이 우리나라 해상봉쇄를 하려 한다”며 “국제사회를 동원해 우리의 정상·합법적인 대외 경제활동을 전면차단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기존,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우리나라와 한·미 연합 훈련 시행 등을 통해 북한에 압력을 가했다. 지난달 29일 북한이 ICBM 화성-15형 시험 발사를 감행한 이후 미국은 대북 제재 강도를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 직후 시진핑 국가 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대북 제재를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포기를 위해 가용 수단을 모두 동원해달라며 사실상 원유 공급 차단을 중국에 요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강경파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북한 선제 타격을 두고 논의하기도 했다. 

미국이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에도 대북 제재 동참을 요구했지만, 그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중국 관영 매체인 인민망(人民網)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북한을 향한 어떠한 무력행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난 9일 경고했다. 또 왕 외교부장은 “북한에 대한 희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대화의 길은 여전히 남아있다”며 “(미국의) 무력행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관영 환구시보 역시 “중국은 (대북 제재를) 할 만큼 했다. 미국과 국제사회는 중국에 더 강요하지 말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중국이 미국의 추가 대북 제재 움직임을 두고 노골적으로 거부감을 드러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북한에 원유 공급을 차단하는 일은 중국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대북 통제 수단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원유 공급을 차단하면 북·중 관계 악화는 물론, 향후 한반도 상황 관리자로서 역할은 어렵게 된다. 또 일각에서는 한반도 정세를 두고 중국이 미국에 끌려가는 이미지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러시아 역시 미국의 대북 압박 행위를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일 벨라루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북한은 (ICBM 화성-15형) 이전 두 달 동안 무모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미국이 올해 10월~12월 동안 갑자기 한반도 해상에서 한·미 합동 훈련을 하는 것은 북한을 다른 과격한 행동으로 몰아가려고 의도적으로 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구석에 몰린 북한을 겨냥한 더 이상의 제재와 위협은 쓸모없다”며 대북 제재를 반대하는 단호한 성명을 발표했다.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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