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휴대폰을 접는 시대가 온다. 피처폰으로의 회귀가 아니다. ‘폴더블폰’ 이야기다.
폴더블폰이란 디스플레이를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말한다. 액정을 접을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다가 떨어뜨리거나 충격을 가해도 파손 위험이 줄어든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대형화 기류가 이어지면서 업계는 제품의 베젤(테두리)을 줄이는데 몰두해왔다. 그러나 사용자가 늘 소지하고 다닌다는 기기 특성상 무작정 크기를 키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폴더블폰은 큰 화면과 가벼운 무게를 바라는 소비자의 욕구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2018년 폴더블폰 판매 예상량을 70만대로 전망했다. SA에 따르면 판매량은 2019년 320만대, 2020년 1360만대, 2021년 3040만대까지 판매량이 오르다 2022년 5010만대까지 증가할 예정이다.
커지는 시장 규모에 업계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초 자사 폴더블폰 ‘갤럭시X’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출시 장소로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되는 가전쇼 ‘CES 2018’이나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 등이 점쳐진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경쟁 업체 애플도 나섰다. 애플은 2020년 접히는 아이폰 출시를 목표로 LG디스플레이와 함께 TF(태스크포스)를 구성,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미국 특허청에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중국 제조업체들도 해당 사업에 뛰어들었다. 리차드 우 화웨이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10월 미국 IT매체 씨넷과의 인터뷰에서 “폴더블폰 프로토타입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오포는 관련 디자인 특허를 신청했으며 PC 제조업체 레노버는 지난 7월 폴더블 시제품을 시연했다.
다만 제품 상용화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을 접었다 폈다 해야 하는 기기 특성상 디스플레이에 유리를 사용할 수 없다. 플라스틱을 사용해야 하지만 비교적 스크래치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 이음새 처리 과정에서 내구성이 약해질 수 있다는 문제도 지적되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접다 펴는걸 몇만번을 한다. 책도 여러 번 접으면 가운데가 늘어나기 마련”이라며 “현재 문제 사항들을 개선해나가는 과정에 있다.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상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확한 시일을 언급할 수는 없으나 내년쯤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