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뺀다는 것’이 예전에는 외모관리 인식이 전부였다면 최근에는 건강관리를 위해 필요하다는 인식으로 전환되고 있다. 때문에 최근 건강관리를 위한 비만치료제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이에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 ‘삭센다’ CM(Commercial Manager) 김하윤 부장을 만나 비만치료의 중요성과 비만치료제 ‘삭센다’의 향후 마케팅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김하윤(사진) 부장은 “과거보다는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여전히 개선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회사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비만 환자들은 ‘뚱뚱해진 것은 내 책임’이라고 답했다. 즉 비만을 질환이 아닌 자신의 라이프스타일 문제로 보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한 인식이 건강관리를 어렵게 하는 여려 폐해를 만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의료진이 환자에게 쳬중감량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 치부를 건드리는 것 같아 조심스럽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 지난해 마켓 리서치에서 확인한 결과 의료진들은 체중 감량이 필요해 보이는 환자들이 진료실을 찾더라도 언급하기 어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삭센다는 어떤 제품일까. 김 부장은 “우리가 음식 섭취량을 조절할 수 있는 이유는 음식물 섭취에 따라우리 몸에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식욕 조절 물질이 나오기 때문인데 그 식욕 조절 물질중 하나가 바로 GLP-1(glucagon-like peptide-1)이다. 삭센다는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GLP-1과 97%유사하게 만든 GLP-1 유사체 비만치료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총 5358명의 환자 대상 4가지 연구로 구성된 대규모 SCALE 임상시험을 통해 체중 감소 및 체중 감소 유지 효과를 입증 받았다. 특히 비만 및 당뇨병 전단계 환자 37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연구 결과에서는 삭센다를 투여 받은 10명 중 9명에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고, 3명 중 1명은체중이 10%넘게 감소 됐다. 또 감량한 체중이 1년 동안 유지되는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기존 비만 치료제들 중에는 체중 감소 효과는 있었지만 심혈관계 부작용 문제로 퇴출된 경우도 있었고, 장기간 사용 시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삭센다는 심대사위험요인인 혈압·혈당·혈중지질 등을 개선하는 효과도 보였다”며 “삭센다만의 우수한 효과와 안전성을 토대로 보다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컨셉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삭센다 타깃은 치료가 필요한 모든 비만 환자다. 삭센다는 비만 치료제 중 유일하게 ‘당뇨병전단계’에 있어서도 적응증을 획득해 타깃 환자 폭도 좀 더 넓어졌다. 식약처 허가 사항을 보면 기존 약제들은 BMI 27이상일 때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을 보유한 환자에서 사용할 수 있는데 삭센다는 여기에 더해 당뇨병 전 단계의 비만 환자에서도 쓸 수 있다는 점이 차별화되는 특징”이라며, “삭센다는 우리 몸 안에 있는 식욕 조절 물질과 97% 동일하게 만들어 효과나 안전성면에서 우수하고, 장기간 사용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비만은 BMI(Body Mass Index, 신체질량지수) 수치를 통해 진단하는데 국내에서는 BMI 25를 기준으로 BMI 23~25 미만을 ‘과체중’으로,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BMI 30 이상을 ‘고도비만’ 으로 하고 있다. 반면 서양에서는 BMI 25 이상 30 미만을 과체중으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서양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사람의 BMI는 낮은 편이다. 그렇지만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유병률은 결코 낮지 않아 우리나라 사람이 내분비대사질환에 더 취약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대한비만학회에서도 기준 조정을 검토했지만 BMI 25 이상은 비만으로 봐야 한다는 결론을 냈는데 이에 맞춰 관리를 해야 만성질환 등의 발생 확률을 낮출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비만도 질환…‘삭센다’ 필두로 9개 비만치료제 연구 중인 노보노디스크제약
삭센다는 당뇨병 전 단계인 비만 환자들이 처방 받았을 때 체중 감소와 더불어 69%의 환자에서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임상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또 임상 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 발생 안전성을 입증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노보노디스크는 현재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만 9종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비만치료제를 출시하는 회사는 비만치료 파이프라인이 1, 2개에 불과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히 2014년에는 미국 시애틀에 비만 R&D센터를 별도로 설립하며, 단기간이 아닌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비만 분야를 위한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사업부서도 GLP-1안에서 당뇨병과 비만으로 나뉘었던 것을 2017년 조직 재편성과 함께 비만 분야를 별도의 Business Unit으로 분리시켜 현재 삭센다는 독립된 ‘비만’ 사업 부서에 속해 있다.
김 부장은 “임상 2상 1개, 1상 6개에 전임상 단계에 있는 제품도 2개가 있다. 몸 안에서 분비되는 식욕조절 물질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하고, 해당 물질을 치료제로 개발하다 보니 그렇다”며 “GLP-1 유사체의 경우는 현재 경구용으로도 개발을 하고 있지만, 다른 치료제의 경우 처음에는 주사제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삭센다가 주사제라는 점은 회사로서 넘어서야 할 부분이다. 환자들이 경구제 등에 비해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김 부장은 “주사제라고 하면 크고 아픈 병원 주사가 먼저 떠올라 겁부터 먹는 경우가 많다.그 러나 삭센다 주사바늘은 머리카락 굵기 수준으로 굉장히 얇다. 또 살이 많은 복부·허벅지 등에 주사하면 돼 통증이 거의 없다”며 “실제 사용자들도 괜찮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삭센다는 우리 몸 안에 있는 물질을 거의 동일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투여경로 또한 바로 혈류로 넣어주는 것이라 주사제로 만들어졌다. 경구용 대비 주사제라는 부분은 극복해야할 장벽이기는 하지만 삭센다는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그 이상의 효과와 안전성이 확보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측정할 수 없으면 얻을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삭센다의 경우는 체중이 감소되는 것을 환자들이 스스로 느끼고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디바이스 제제와 다르다. 실생활에서 체중 감량 효과를 직접 느낄 수 있다면 다른 디바이스제제보다는 순응도가 훨씬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번 삭센다를 통해 효과를 본 환자들은 사실 주사제라는 점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와 같이 모든 비만치료제가 출시된 나라가 많지 않은데 미국이 국내와 비슷한 상황이다. 김 부장은 “삭센다는 현재 24개국에 출시돼 있다. 2015년 미국에서 처음 출시됐는데 2년이 지난 현재 세계비만 치료제 시장 점유율 2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2017년 8월 기준 48%의 점유율을 보여 비만치료제 시장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서는 지난해 7월 허가를 받았고, 오는 3월에 론칭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주사제의 경우 예외적으로 원내에서도 처방이 가능해 이를 고려한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라며, “급여 문제는 비만이 질환이라는 인식을 환자나 의사 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갖게 되면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 현재 고도비만을 질환으로 보려는 움직임이 있어 급여화 논의도 점차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하윤 부장은 “의약품 마케팅만 10년 이상 해왔는데 당뇨병 전문회사에서 비만 치료제를 개발한다고 했을 때 개인적으로도 매우 의아하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비만에 대한 회사의 비전을 이해하고, 비만 질환에 대해 깊이 알게 될수록 다른 약제 마케팅을 담당했을 때보다도 더욱 사명감을 갖고 임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들이나 암환자들은 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손가락질 받지 않는 반면, 비만환자들은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져 있고, 건강상으로도 매우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질환으로 인식되지 않아 ‘게으르다’ ‘스마트하지 못하다’와 같은 수많은 사회적인 편견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삭센다가 앞으로 시장에서 선방하는 것이 회사가 추구하는 1차적인 목표지만 더 나아가서 국내 비만 환자들의 건강을 개선하고, 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노보노디스크가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라며, “다만 한 회사의 노력만으로는 현재까지 지속되어온 사회적인 인식 변화를 당장 이끌어내기 어려운 만큼 앞으로 각계와 비만 환자들이라면 누구나 치료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