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인텔 CPU(중앙처리장치) 칩셋 보안 결함과 관련한 집단 소송 움직임이 시작됐다.

 

8일 오후 법무법인 담우는 ‘인텔 CPU 결함 집단소송 사이트’를 개설하고 참가 희망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해당 사이트에는 “인텔이 1995년부터 현재까지 제작한 거의 모든 CPU에서 소위 ‘멜트다운’이라는 심각한 보안상의 결함이 발견됐다”며 “해외 로펌과 연계해 집단소송을 제기하고자 국내 최초로 인텔 CPU 보안결함 집단소송 준비에 착수했다”는 소송 취지가 기술돼 있다.

 

인텔은 전 세계 컴퓨터 CPU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최대 사업자로 지난해 구글 프로젝트 제로팀에 의해 멜트다운 결함이 발견돼 논란의 중심에 섰다. 멜트다운은 컴퓨터 이용자의 아이디, 비밀번호 등 각종 정보가 저장되는 ‘커널’ 영역이 해커의 접근에 노출되는 보안 결함이다.

 

이에 미국에서는 인텔을 상대로 오레건·인디애나·캘리포니아 주 등에서 3건 이상의 집단소송이 제기된 상태며 국내에서도 소비자 불만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법무법인 담우의 집단소송 사이트에는 개설 당일 약 200명의 신청자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법인 담우는 김동우 대표변호사, 조인환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하이테크 전담팀’을 꾸려 해당 사건에 대한 법률검토를 진행해 왔으며 향후 소송인 모집 규모 등에 따라 미국 등 해외서의 소송 진행 등을 검토 중이다.

 

김 변호사는 “인텔이 보안 패치도 내놓고 바이오스 업데이트도 했지만 (멜트다운은) 기본적으로 인텔 CPU가 1995년부터 갖고 있던 하드웨어 아키텍처 문제라 근원적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다”며 “결함이 있는 물건을 판 것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해배상 책임 범위나 인과관계는 더 고민해야 하지만 인텔이 이 문제를 명시적으로 알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수정하지 않고 팔아왔다는 점에서 승산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무법인 담우는 약 1만명 이상 규모의 소송인이 모집되면 미국 등 해외에서의 소송 진행이 수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사이트는 신청자가 일정 규모를 넘으면 닫게 되고 향후 소송 방안이 결정되면 공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