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중 입학금 비중 4년제보다 높아
“전문대 입장 수용한 폐지 돼야”
실비 외 5년 이내 단계적 폐지 검토
국공립대와 4년제 사립대에 이어 사립 전문대가 ‘입학금 폐지’ 테이블에 앉았다. 전문대는 입학금 의존율이 높은 여건을 내세워 상응하는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전문대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며 합의를 도출할 계획이다.
9일 교육부와 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에 따르면, 지난 8일 이기우 전문대교협회장(인천재능대 총장)은 교육부 관계자를 만나 입학금 폐지안을 비롯한 전문대 정책 현안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전문대 입학금 폐지 논의의 요점은 4년제 대학보다 높은 입학금 의존율을 무엇으로 상쇄시키느냐는 것이다. 폐지에 따른 손실분을 정부가 어떤 식으로 얼마나 채워주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2016학년도 129개 사립 전문대의 입학금 수입은 1339억3000만원으로 등록금 수입의 5.0%를 차지했다. 4년제 사립대의 등록금 수입 중 입학금 비중이 2.9%인 것과 비교하면 전문대의 입학금 의존율이 2.1%포인트 높다.
입학 정원이 2008학년도 23만3700여명에서 2016학년도 17만7700여명으로 5만6000명 줄어든 것도 전문대가 재정난을 호소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기우 회장은 “입학금 폐지는 반드시 해야 할 것”이라며 “다만 전문대 입장이 수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부도 전문대의 취약한 구조를 감안한 지원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합의가 이뤄진다면 이달 안에 폐지 확정안이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대교협은 오는 18일 이사회를 소집하고 입학금 폐지에 대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교육부는 전문대의 요구 등을 충분히 듣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4년제와는 상황이 다르다보니 전문대의 입학금 폐지 시기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며 “재정지원 확대는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만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실제 입학 업무에 드는 비용(현행 입학금의 20%)을 뺀 나머지 금액을 5년 이내에 단계적으로 폐지하도록 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앞서 4년제 사립대가 합의한 폐지 수순과 유사하다. 4년제는 징수액 규모에 따라 입학금을 4년 또는 5년 간 단계적으로 80%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입학 실소요비로 남겨진 20%는 국가장학금 등 정부 재정지원으로 보전한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