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 사회관계 속 더욱 중요한 정신활동… 깊고 넓게 유지해야”

“상대적 사회관계 속 더욱 중요한 정신활동… 깊고 넓게 유지해야”

[인터뷰] 김성윤 울산대 교수

기사승인 2018-01-12 01:00:00

 “정신건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면, 관련 질병에 대해 알아가는 것보다 중요한 게 현재 생활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한 길을 찾는 겁니다. 그 방향을 함께 얘기할 수 있는 강좌를 기획하고자 했습니다.”

울산대 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 K-MOOC(Korean Massive Open Online Course) ‘가족과 건강 : 행복한 삶을 위한 정신의학’을 이끌고 있는 김성윤 교수는 정신의 건강 상태가 자신이 맺고 있는 사회적 관계와 직결된다고 말한다. 현재의 생활이 주변인들과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뤄지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직접적인 사회관계망을 넓고 깊게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정신을 만드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사회는 점차 관계가 끊어지기 쉬운 쪽으로 나아갑니다. 휴대폰 문자나 SNS를 이용해 소통하다보니 직접 대면하는 일은 줄어들고, 굳이 밖을 나서지 않아도 물건이나 음식이 배달됩니다. 이로 인해 관계는 넓지만 얕은 상태로 남게 되고 마는데요. 진지하게 부딪히고 갈등을 조절해야 하는 상황과 직면하면 컨트롤을 제대로 못하게 돼요. 이런 것들이 분노조절장애로 발전하는 요인이 되는 것이지요.” 

지난해 11월부터 학습자들과 마주하고 있는 ‘가족과 건강 : 행복한 삶을 위한 정신의학’은 수업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김 교수 외에도 5명의 교수진이 더 참여한다. 조현병과 우울증, 수면장애, 치매, 소아정신질환 등 현대인이 겪는 다양한 질환의 예방법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를 돕고 편견을 줄이는 것이 강좌의 목표다.

“일반적으로 몸의 상태와 정신 상태를 별개의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완벽한 ‘하나’로 보시면 됩니다. 우울증을 겪을 때 약을 많이 복용하기도 하지만, 운동을 하면서 나오는 호르몬이 희망적 사고를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뇌가 발달한 이유는 몸을 효율적으로 잘 쓰기 위해서거든요. 신경과 근육은 한 세트로 일컬어지기도 해요.”

김 교수는 이번 강좌를 통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정신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기존 일반 대상 강좌에 비해 보다 깊이 있는 내용을 더한 이유도 정신활동의 양상이 갖는 영향력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TV 시청보다 독서가 적극적인 정신활동이라고 할 수 있지요. 책을 읽는 것은 페이지를 넘기면서 내용에 집중해야 하고 앞서 읽은 내용을 되짚어 봐야 합니다. 더불어 동호회 같은 활동, 즉 상호교류 자체도 치매나 우울증에 걸릴 확률을 현저히 낮춰요. 갇혀서 자신의 문제만 확인하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면을 찾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문제점만 찾으면 자꾸 그런 것만 눈에 띄거든요.”

김 교수에 따르면, 수업은 Part 1과 2로 나눠져 8주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Part 1은 총론 개념으로, 특정 질환을 학습하기 전 뇌의 구조 및 영역별 기능을 살펴본다. part 1 후반과 part 2 전반부에서는 정신성·신경성·노인성 질환을 비롯해 여러 가지 중독에 관한 정보, 또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수면에 대한 내용 등으로 구성된다. part 2 후반부는 사회 환경과 연계된 정신건강에 대해 알아본다.

“각박한 사회 안에 살며 한 번쯤 들어봤지만 자세한 지식은 없는 정신질환에서부터 병명을 자주 들어봤거나, 우리 감정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질환까지 두루 다룹니다. 잘못 알고 있던 지식은 바로잡고, 미처 몰랐던 지식은 새롭게 습득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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