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 ‘알뜰폰 매각설’ 솔솔 왜?

CJ헬로 ‘알뜰폰 매각설’ 솔솔 왜?

도매대가 등 악재에 입방아…“성장으로 정면돌파” 반박

기사승인 2018-01-17 05:00:00


CJ헬로의 알뜰폰(MVNO) 사업 매각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CJ 측은 “오히려 CJ헬로의 성과에 기대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16일 업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근 헬스케어 사업 매각을 추진한 CJ 그룹이 케이블TV 등 미디어 플랫폼 계열사 CJ헬로의 알뜰폰·렌탈 사업까지 매각하고 향후 식품(CJ제일제당 등), 물류(대한통운), 미디어 콘텐츠(CJ E&M) 중심으로 구조를 재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번 ‘매각설’은 지난해 12월 CJ제일제당이 보유 중인 CJ헬스케어 지분 전량에 대한 매각 입찰이 진행된 데 이어 불거졌다. CJ의 그룹 차원 사업 재편 움직임에 따라 매각 가능성이 있는 사업으로 입방아에 오른 것이다.

◇ 배경은 ‘경쟁력 한계’…“사업 계속할 수 있는지”

CJ헬로가 매각설에 휘말린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2015년 말 당시 CJ헬로비전은 SK텔레콤에 매각이 실제 추진됐다가 이듬해 공정위 불허로 무산된 바 있으며 이후 지속적으로 사업 재편 또는 매각 구설에 올랐다. 주력 사업인 케이블TV의 성장 한계에 따른 ‘출구 전략’이 당시 매각 취지였다.

케이블TV 외에 알뜰폰 사업의 경우에도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최근의 정황 때문에 반복적으로 매각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망 사용 도매대가 등으로 인한 원가 경쟁력 등 구조적 한계부터 이통사와의 경쟁 어려움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사에 망을 빌려 쓰는 대가로 지급하는 도매대가는 지난해 1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SK텔레콤이 협의한 기준에 알뜰폰 업계가 요구해온 ‘LTE 수익배분 전년 대비 10%포인트 인하’가 반영되지 않아 업계 원성을 샀다.

당시 업계 관계자는 “업계 누적 적자가 3000억원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사업을 계속할 수 있는지 고민되는 수준”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원가 부담을 줄이지 못해 사업성에 한계를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3분기 CJ헬로는 직전 분기 대비 매출(2782억원)은 0.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185억원)은 3.1%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알뜰폰 헬로모바일은 LTE 가입자가 소폭 늘었음에도 전체 규모가 감소하며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이통사 중심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도 알뜰폰 업계에는 악재로 꼽힌다. 현재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에서 논의되는 이통사 보편요금제 도입 방안 등이 결국 알뜰폰과의 가격 격차를 줄이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특히 알뜰폰 매각설은 지난해 도매대가 협상 직후 CJ헬로가 알뜰폰 협회 부회장사 자리까지 내려놓고 탈퇴를 결정하면서 한층 힘을 얻었다. 협회 탈퇴를 통해 SK텔링크 등 이통사 계열 사업자들과 결별할 만큼 사업 영속성에 위기를 맞았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 CJ “오히려 키운다”

CJ 그룹과 CJ헬로는 모두 사업 매각설을 “근거 없는 루머”라며 일축했다. 오히려 성장을 통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CJ 그룹 관계자는 “사업 재편은 헬스케어 매각 외에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 IPO(주식공개상장), CJ제일제당의 대한통운 지분 매입 등이 중심이고 CJ헬로는 대상이 아니다”며 “CJ헬로는 신규 사업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진다.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의 이 같은 시각은 기존 케이블TV 성장 한계를 넘기 위해 최근 추진해온 OTT 등 신규 미디어 플랫폼과 커머스(상거래), 홈케어 등 일상생활 영역으로의 사업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렌탈 사업 역시 홈케어 영역에 포함돼 연관성을 가진다.

CJ헬로가 그룹 내 CGV 외에 유일한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서 성장 분야인 IT 업계에 있다는 점도 매각 가능성에 반박할 근거다. CJ 관계자는 “(CJ헬로는) 그룹 내 ‘4차 산업혁명’에 가장 근접한 사업자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또한 경영 환경 악재와 관련, CJ헬로 관계자는 “알뜰폰 ‘대형화’를 통한 시장 정면돌파가 답”이라며 “올해 가입자를 더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편요금제 등 통신비 정책에 대해서는 “알뜰폰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해주면 (통신비 경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정부의 지원이 온·오프라인 유통 확대 등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을 강조했다. 2010년 도입 이후 알뜰폰이 3G 시장에서 이통사와 경쟁 효과를 이끈 것처럼 LTE 경쟁력도 갖출 수 있도록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알뜰폰 협회 탈퇴 당시에도 CJ헬로는 사업 확대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탈퇴의 가장 큰 이유 역시 ‘이통사 계열 사업자뿐 아니라 3G·선불폰 위주 사업을 영유하는 여타 중소사업자들과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알뜰폰의 ‘저가 이미지’를 넘어 이통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함이라는 논리다.

이에 따라 CJ헬로는 향후 현재 58% 수준인 LTE 가입자 비중을 더 늘릴 방침이다. 차별화 단말기를 통한 틈새 수요 공략, 홈쇼핑 판매 등 계획도 추진 중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본격 재시동을 건 SO(유료방송사업자) 인수합병(M&A) 등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변동식 CJ헬로 대표는 2016년 SK텔레콤 매각 불발 이후 “재매각 계획은 없다”며 성장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후 CJ헬로는 하나방송 인수를 추진, 지난해 12월 승인을 받으며 본격적인 외연 확장에 나서왔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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