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문제라던 이대목동병원, "주사제 나눠쓰고 보험료는 배로 챙겨"

'시스템' 문제라던 이대목동병원, "주사제 나눠쓰고 보험료는 배로 챙겨"

사망 신생아 유족 "돈벌이에 눈 멀어 기본 감염관리 포기가 아이들 사망 원인"

기사승인 2018-01-18 10:35:25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사건의 원인기 진료비 허위청구 관행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 동안 의료계는 이번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의 원인이 부실한 의료시스템 문제라는 목소리를 제기해 왔다. 이에 따라 이대목동병원 의료진에게 책임을 물을 수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이대목동병원이 치료비용을 낮추기 위해 감염 위험이 있음에도 아이들에게 주사제 1병을 나눠서 투약하고, 사용량을 부풀려서 건강보험 급여를 배로 받아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난 17일 신생아 사망사건의 유가족들은 “프룬디 균에 의한 감염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었다”며 스모프리피드 500ml 한 병을 여러 아이들에게 나누어 투약해왔다. 진료비내역서 확인 결과 모든 아이들에게 한병씩의 금액에 해당하는 2만672원이 투여일마다 청구됐다”고 폭로했다.

‘스모프리피드’는 미숙아의 영양관리를 위해 투여하는 지질영양제다. 한병을 여러 환자에게 나눠서 사용할 경우 감염 위험이 크다. 따라서 때문에 원칙상 500ml 한 병에서 한 주사기로 용약을 뽑은 후 남은 용액은 버려야 한다. 하지만 이대목동병원은 500ml 한 병을 네명의 신생아들에게 나눠서 투여하고, 500ml 각 한 병에 해당하는 건강보험 급여비를 청구했다는 것이 유가족들의 주장이다.

앞서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관료적인 삭감방식으로 1병의 주사제를 나누어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의료시스템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확인 결과 지난 2017년 1월부터 11월까지 스모프리드 약제를 해당 사유로 삭감한 사례는 없다. 이에 대해 심사평가원 측은 “스모프리피드주의 경우 일부 용량 사용 및 잔여량 폐기 후 1병(bottle) 전체를 청구 시 삭감하지 않고 그대로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대목동병원에서 사망한 신생아들의 진료비 내역서에서도 각각 아이들에게 한 병씩의 금액인 2만672원이 투여일마다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경찰에 따르면 이대목동병원은 신생아 사망 사건 관련 진료비내역을 심평원에 청구하지 않은 상태다. 경찰은 다른 진료비 허위 청구 사례가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의료비 허위청구는 중대한 의료법 위반이며 최대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아이들의 안전을 돌보지 않았음을 의미한다”며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감염관리 실패에 의한 의료사고가 아니라 돈벌이에 눈이 멀어 기본적인 감염관리를 포기한 채 조직적으로 청구서 조작 등의 만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라고 일갈했다.

이와 관련 한국환자단체연합은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집단사망사건이 발생하기 이전에도 영양주사제 ‘스모프리티드’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비용 허위청구 사실이 있었는지 그 진상은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며 보건복지부에 이대목동병원에 대한 현장조사 실시를 요구했다. 

한편, 지난 17일 이대목동병원 의료원장 등 경영진 7명은 사의를 표명했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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