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중국 벽에 다시 부딪혀…OLED 전환은 언제쯤

LG디스플레이, 중국 벽에 다시 부딪혀…OLED 전환은 언제쯤

기사승인 2018-01-23 16:39:03


지난해 상반기 실적 순항을 이어가던 LG디스플레이가 2년여 만에 다시 중국의 벽에 부딪혔다.

LG디스플레이는 23일 매출 7조1261억원, 영업이익 445억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조7902억원, 2조4616억원으로 23분기 연속 흑자, 5년 연속 연간 영업이익 1조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으나 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5860억원 대비 92%, 전년 동기 9043억원 대비 95% 쪼그라들었다.

2016년 4분기 9000억원이 넘던 영업이익이 445억원으로 급락한 주요 원인으로는 패널 판가 하락세와 원화 강세 등 외부 시장 요인이 꼽혔다. 시설투자와 판관비 등 일회성 비용 반영 영향도 있지만 시장 환경이 주효했다.

특히 패널 판가 하락은 중국 기업들의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물량공세에 따라 수요에 비해 공급과잉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으며 2년 전 상황과 유사하다.

2015년에도 LG디스플레이는 중국발 물량공세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아 3분기부터 실적 하락 조짐을 보이다가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0.3% 줄어든 606억원, 2016년 1분기에는 395억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올해 1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 출하면적은 상반기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으로 한자리수 후반(%)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단 판가 하락세는 분기 말 안정화 될것으로 내다봤다.

게다가 올해는 중국 BOE 등이 10.5세대 LCD 패널 생산라인을 가동함에 따라 공급 경쟁이 더 심화될 전망이다. 10세대 이상 생산 라인은 기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기업의 주력인 8세대 대비 한 번에 더 많은 패널을 생산해낼 수 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에 한계를 보이는 LCD에서 기술 우위에 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의 전환을 통해 장기적으로 시장 상황을 타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7월 파주 ‘P10’ 생산라인에 10.5세대 대형 OLED와 6세대 중소형 POLED 라인을 구축하는 등 ‘OLED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2020년까지 OLED에 총 2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약 7조원의 투자가 이뤄졌으며 올해는 9조원의 추가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정부 승인을 받은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생산 라인도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LG디스플레이는 기술 우위를 보유한 대형 OLED부터 지난해 본격 가동에 들어간 중소형 OLED까지 기술 경쟁력과 제품 다각화를 동시에 달성하고자 한다. 현재 매출 기준 10% 수준인 OLED 비중은 약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다만 OLED 시장에서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016년 대만 폭스콘에 인수된 샤프와 소니, 재팬디스플레이 등 일본 업계가 OLED 패널 사업 공동전선을 갖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중소형 OLED 시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수요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경쟁해야 한다.

LG디스플레이는 성장 단계에 있는 OLED 시장 수요 증가가 경쟁에 따른 비용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상돈 LG디스플레이 CFO는 “LCD 사업에서 고부가 차별화 제품을 추가하는 등 지속적 수익성 창출과 동시에 OLED 사업 전환을 가속할 계획”이라며 “월페이퍼, CSO, 롤러블 등 OLED의 차별화 가치에 기대하는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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