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에서 프리스타일 스키 종목으로 태극마크를 다는 이미현(사진 가운데)에 대한 감동적인 사연이 한 대학 병원 교수에 의해 공개됐다.
김진구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사진 오른쪽)는 23일 오후 11시경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 선수가 원하는 일이고 많은 분들의 관심이 필요하기에 내가 총대를 맨다”면서 게시글을 올렸다.
이미현은 지난해 FIS 프리스타일 스키 월드컵에서 여자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단 경험이 있다.
김 교수는 “여자 스키 프리스타일 한국 최고 기록 보유자(세계 7위), 좀처럼 진료실 환자 사정을 이야기하지 않으나 이 선수 이야기는 좀 하고 싶다”고 운을 떼며 “대한민국 국가대표인데 한국말을 잘 못하고 이미현 보다 재클린 글로리아 클링이라는 이름에 더 익숙한 귀화 한국인”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완전 토종 진주 아가씨인데 왠 귀화? 1994년 1살때 미국에 입양되었는데 불행하게도 미국 부모들이 8세때 이혼하면서 불우한 유년기를 보냈다. 이후 하루 16시간 알바로 돈을 벌며 스키에 빠져 살았다고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미현은 미국에서 스키 선수가 아니었다. 그런데 대한스키협회가 평창 올림픽을 준비하며 강사급으로 영입했는데, 워낙 기량이 출중해 선수로 대회에 출전할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이미현은 2015년 말 한국으로 귀화하면서 입양 전 본인의 이름이 이미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선수로 매스컴을 타면 한국 부모님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겨 프리스타일 스키에 매진하고, 세계 7위의 성적을 거뒀다고.
김 교수는 “성적을 내면서 언론에 나왔으나 아직 부모님을 찾지 못했다 한다”면서 “이번 평창 올림픽이 선수로서 메달권에 진입할 기회이고, 메달을 따면 부모님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준비를 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해 4주 전 수술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그는 “선수를 보호해야 하는 관점으로 보면 의당 올림픽 출전을 막아야하는데, 때로 스포츠는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적의 드라마로 실의와 좌절에 빠져있는 많은 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곤 한다”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이미현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게 하고 싶었다면서 “(치료에) 최선을 다했고 부상은 깊었다. 그녀는 눈물을 지워내고 구슬땀을 흘리면서 다시 꿈을 꾼다. 얼굴에는 웃음을 되찾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아프냐하니 ‘전혀’, 자신 있냐고 물으니 ‘의심 없이’, 주먹을 불끈 쥐며 간결한 영어로 답한다. 그래, 남은 것은 응원과 기도 뿐”이라고 했다.
이미현은 다음달 17일 오전 10시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리는 여자 슬로프스타일 예선에 참가한다. 김 교수는 “많은 분들이 이미현 선수를 응원해주시고, 비록 메달과 멀더라도 출전, 완주를 한다면 큰 박수를 보내주시고, 이 응원과 박수가 그녀의 한국 부모에게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바랐다.
그는 “이미현 선수 화이팅!!!”으로 글을 매듭지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