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통사고와 같은 재해뿐 아닌 악성종양과 심한 감염으로 피부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데, 대퇴부(넓적다리) 전층 피부이식으로 피부를 뗀 자리인 공여부 통증은 줄이고 이식 받은 피부의 내구성은 높인 전층피부이식 수술법이 처음으로 발표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신승한·정양국 교수팀이 암, 교통사고, 당뇨발, 감염 등으로 넓은 범위의 피부이식이 필요한 10명의 환자에게 음압창상치료법으로 창상을 개선시킨 후 전층 피부의 공여부로 주로 사용되는 서혜부(아랫배와 접한 대퇴부 주변) 대신 대퇴부에서 전층 피부를 채취해 이식한 결과, 수술 후 2~3일 내 공여부 통증이 사라지고, 대퇴부 당김 증상 등 합병증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피부이식은 피부 및 연조직 결손 부위를 덮어 주기 위해 다른 부위에서 피부를 떼어 옮겨 덮는 수술을 말한다. 떼어내는 피부의 두께에 따라 부분층 피부이식과 전층 피부이식으로 나뉜다.
대퇴부는 피부가 넓어 이식할 피부조각을 떼어내기 좋은 부위이나, 피부가 두꺼워 대패와 유사한 기구로 피부의 표면만 벗겨내는 부분층 피부이식의 공여부로 이용되었다. 하지만 벗겨낸 피부가 아물 때까지 2-3주간 통증이 매우 심하고, 옮겨 덮어 준 수혜부도 피부가 얇아 내구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신승한 교수는 “대퇴부는 피부가 다른부위 보다 특히 두꺼워 아무도 이 부위의 전층 피부를 이식할 생각을 못 하고 있었지만, 이번 연구결과 음압창상치료로 생착률을 높여 대퇴부 공여 전층 피부이식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퇴부에서는 최대 30cm×8cm 크기의 피부까지도 얻을 수 있고, 특히 환자들이 부분층 피부를 떼고 면도날에 베인 것 같은 통증을 몇 주 이상 견디지 않아도 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교통사고와 같은 재해와 더불어, 팔 다리 뼈와 근육, 지방조직 등 연부조직에 생기는 악성종양인 ‘육종암’이나 근골격계의 중증 감염인 ‘괴저병’ 이 원인으로 피부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육종암은 50%, 괴저병은 30%의 환자가 팔이나 다리를 절단해야 했지만, 치료기술이 향상되면서 절단이 필요한 비율이 10% 전후로 낮아졌다.
그러나 팔다리를 보존해도 조직의 결손이 발생하여 피복 수술이 필요한 것이다. 실제로 신 교수팀이 2015-2016년 서울성모병원에서 대퇴부 전층 피부이식을 시행한 환자 18명을 분석해 보니, 8명이 외상 또는 창상 합병증, 8명이 감염, 2명이 육종암으로 인해 피부이식을 받았다.
정양국 교수는 “지금까지는 전층 피부이식이 필요할 때 주로 서혜부에서 피부를 채취했는데 대퇴부 피부를 활용함으로써 넓은 범위의 전층 피부이식이 가능해졌으며 상대적으로 피부가 두꺼워 우수한 피복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수부외과 및 미세수술 관련 국제학술지인 ‘The Journal of Hand Surgery Asian-Pacific Volume’ 2017년 12월호에 게재됐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