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도 北에 ‘러브콜’…화답 받을까

과기정통부도 北에 ‘러브콜’…화답 받을까

북한 제안 움직임 없어…"적절한 때 아냐" 지적도

기사승인 2018-02-02 05:00:00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등이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북한에 손을 내밀었다.

이진규 과기정통부 1차관은 1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외교 포럼’ 축사에서 “우리 민족 공통의, 나아가 동북아 인류 공통의 과학기술 문제를 과학기술 활동과 같은 합리적인 방법으로 해결을 노력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관계의 회복까지 추구하는 것은 매우 적절한 관계 회복 전략”이라며 남북 과학기술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차관은 “그간 과학기술계는 ‘과학기술협력’이라는 낮은 수준의 활동에 주력했다면 이제는 과학기술관계 형성이라는 ‘과학기술외교’ 활동으로 수준을 높일 때”라며 “관계를 맺어주고 이어주는 과학기술의 역할과 효과는 남과 북의 관계에 있어서도 동일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장보현 과기정통부 국제협력관은 과거 북한의 협력 요청이나 공동연구 진행 사례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할 때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백두산 화산 분화, 감염병, 식량·에너지, 홍수 등 문제에 대한 협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우선 백두산 화산을 중심으로 남북 간 협력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그간 협력 사례뿐 아니라 북측의 수용 가능성이나 수요를 분석해 단계적 밑그림 그리고 추진할 생각”이라며 “더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또 다른 분야에서 (협력)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큰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의 이 같은 태도는 이달 개막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꾸려지고 고위급 회담이 진행되는 등 최근 긴장감이 완화되는 분위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국과학기술외교클럽에서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간 육로가 열린 시기인 만큼 비정치적 과학기술을 외교와 접목하면 북한 핵실험 등에 따른 백두산 화산 분화 우려 등을 해결하기 적절하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과기정통부 산하의 유일한 남북 협력 프로젝트는 1999년 처음 만들어진 남북과학기술협력사업이다. 한국연구재단이 예산을 받아 수행하는 이 사업은 주로 북한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인공씨감자’, ‘슈퍼옥수수’ 등의 연구 과제를 진행했다.

남북과학기술협력사업은 한창 활발할 때 연간 예산이 수억원에 달했지만 2008년 금강산 피격 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냉각되면서 현재까지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남북과학기술협력사업 2015년, 2016년 예산은 연 5000만원 수준이었으며 북한 관련 동향·정책 연구 등에 쓰였다. 지난해에는 학술대회·심포지엄 개최 4개 과제에 8500만원 수준으로 예산이 늘었다.

과기정통부의 바람처럼 북한과의 협력 물꼬가 트인다면 남북과학기술협력사업도 다시 활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로써 그 가능성은 크지 않아 공허한 외침이 될 가능성도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정부에서는 사업 예산을 늘리는 등 해당 사업 준비를 하고 있지만 아직 북한으로부터는 어떤 협력 요청이나 신호가 없는 상태다.

이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학계 한 관계자는 “지금 남북 회담에서도 이산가족 등 여러 중요한 사안이 다뤄지지 못하고 있는 데다 동계올림픽 이후에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거나 협조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미지수인데 과학기술 협력까지 논할 단계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북한에서 먼저 하자는 움직임은 없다”며 “민간 중심의 협력 기반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최근 인터넷 등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추진이나 북한 공연단의 방남 등 최근 여러 이슈와 관련해 ‘정부가 너무 저자세를 취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정부 정책 지지 측과의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